
말콤 그래드웰의 신작 '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들' 리벤지 오브 더 티핑 포인트(Revenge of the Tipping Point) 는 사회적 유행과 변화의 메커니즘을 탐구한 그의 대표작 '티핑 포인트' 를 25년 만에 다시 돌아보며, 그 이면의 어두운 측면을 깊이 있게 조명한 책이다. 사회적 전염 현상이 지닌 부정적이고 의도치 않은 결과들에 초점을 맞추며, 전작에서 다루었던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적이고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전작의 '티핑 포인트' 가 작은 변화가 어떻게 거대한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가능성을 제시했다면, '리벤지 오브 더 티핑 포인트' 는 그러한 변화가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으며, 심지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래드웰은 이 책에서 '사회공학(Social Engineering)'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인간과 사회를 의도적으로 조작하려는 시도가 어떻게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저자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1980년대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은행 강도 사건의 급증 현상을 분석하면서, 특정 인물들이 어떻게 범죄의 '슈퍼전파자(superspreaders)'로 작용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또한 마이애미가 어떻게 현재와 같은 도시로 형성되었는지, 1980년대 마약 자금과 인구 이동, 제도적 붕괴가 결합하여 도시의 성격을 급격히 변화시킨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특히 '매직 서드(Magic Third)'라는 개념은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 중 하나이다. 집단 내 소수가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 정도에 도달하면 집단 전체의 행동과 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기업 이사회나 학교 내 인종 통합 문제 등 다양한 상황에 적용한다.

그리고 책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은 '사회공학'이다. 그는 하버드 대학 입학 과정에서 스포츠 팀을 이용하여 특정 인구 비율을 유지하려는 사례나, 삼중 처방전 양식(triplicate prescription forms)이 미국 내 오피오이드 위기를 악화시킨 사례 등을 통해 사회공학이 얼마나 강력하면서도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윤리적 질문들을 던진다. '사회적 결과를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과연 윤리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가?', '누가 그러한 결정을 내릴 권리를 가지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와 같은 질문들은 독자들이 깊이 고민하도록 만든다. 그래드웰은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복잡한 문제를 사고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함으로써 독자 스스로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개인적으로 그래드웰 특유의 뛰어난 스토리텔링 능력과 명쾌한 분석력 덕분에 이해하기 쉽게 잘 읽혔다. 저자는 복잡한 개념들을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는걸 다시금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경험해 온 사회적 혼란과 위기들 속에서 '티핑 포인트'라는 개념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와 위험성을 재조명하고 있다. 우리가 사회를 바꾸려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윤리적인 책임감과 신중함을 강조하며 우리로 하여금 '티핑 포인트' 를 다시 한번 쯤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출처] < 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들/비즈니스북스 > 도서 서평단 모집 (발표일 2/16)_10 (컬처블룸★체험,리뷰,라이프,건강,맛집,뷰티,도서,영화,공연전시) | 작성자
미쉘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