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날씨에 읽기 좋은 몽글몽글한 소설
booksgo.unni 2025/08/3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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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라앉는 프랜시스
- 마쓰이에 마사시
- 15,300원 (10%↓
850) - 2025-08-25
: 7,095
『가라앉는 프랜시스』는 처음부터
독자를 호기심 가득한 기운 속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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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 위로 스쳐 지나가는 불길한 장면에서
이야기는 불안과 고요가 교차하는 분위기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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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곧 시골 마을에서 새로운 일상을 꾸리는
게이코의 발걸음으로 이어지며,
삶이란 끝과 시작이 겹쳐진 자리라는
메시지를 전헌거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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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부에서도 ‘가라앉음’과 ‘소멸’의
이미지는 다시 등장한다.
처음에는 불안과 공포의 기운이 느껴졌지만
마지막에는 한 주기의 끝과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고요한 여운으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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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이에 마사시는 이야기의 앞과 뒤를
서로 마주보게 하며,
삶과 죽음, 소멸과 재생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하고 아름다운지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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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중심에는 게이코와 가즈히코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
솔직히 두 사람이 갑작스럽게 사랑에 빠지는
전개에 다소 놀랐다. 지하철에서 읽다가
순간 책을 살짝 좁게 펼쳐 들었을 정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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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른 독자들이 많이 언급한 만큼
묘사의 힘이 대단하다.
빛과 바람, 냄새와 소리 같은 감각이
정교하게 포착되어,
내가 지금 그 장소에 함께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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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가즈히코에 대한 의문스러운 소문과
주유소 직원의 스토커 같은행동은
끝내 해소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어쩌면 이 불완전함이야말로
작가가 남겨둔 여백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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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사건을 확정짓지 않음으로써,
독자가 삶의 모호함과 불안을
스스로 받아들이게 하는 장치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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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나는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낯선 장소에서 이전의 내가 아닌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게이코의 선택을 따라가며,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갈망을
대신 충족시키는 대리만족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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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게이코의 여정은 책 안의
이야기를 넘어,
내 삶에의 또 하나의 가능성으로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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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프랜시스 는 죽음과 삶,
소멸과 회복, 사랑과 불안을 동시에 품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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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의 충격은 마지막의 여운으로 이어지고,
설명되지 않는 틈새는 끝내 마음속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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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섬세한 묘사와잔잔한 사랑의
흐름은 독자를 끝까지 끌어당기며,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랫동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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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서포터즈3기
#마쓰이에마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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