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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남자>
오늘을기적처럼  2017/05/31 23:35
  • 제3의 남자
  • 박성신
  • 11,700원 (10%650)
  • 2017-05-12
  • : 212

 우선 책이 왔을 때 딱 느낀 것은 표지가 정말 예뻤다. 표지가 참 예술적으로 표현됐구나 싶었다. 남자 안에 마린리 먼로 같이 생긴 여자가 왜 겹쳐 있지?싶었다. 그리고 책 제목이 대체 왜 <제3의 남자>일까를 두고도 고민을 했다. 추천글에는 스릴러 작가로 유명한 정유정 작가가 추천한 글이라 더욱 신뢰가 갔다. 게다가 박성신 작가는 신예 작가라 이 책과 작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읽어야 했다. 나는 그저 출판사의 추천과 정유정 작가의 안목을 믿어 보기로 하고 책을 술술 읽어 나갔다.  

 <제3의 남자>의 줄거리를 요약 해보자면 이렇다. 최대국은 이 책의 주인공으로 직업은 작가다. 사채업자들한테 빚에 쫓기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이혼한 딸 아이의 아빠다. 어느 날, 공원에서 자신을 김 부장이라고 자칭하는 남자가 최대국에게 접근해 아버지가 총살 당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김 부장은 최대국에게 아버지가 남긴 수첩을 찾아 준다면 빚을 청산해줄 돈을 준다고 말한다. 돈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최대국은 아버지의 수첩을 찾기 위해 나서는데. 그러나 수첩을 찾는 과정중에 아버지의 몰랐던 과거와 진실들을 알아가기 시작하는데..

 <제3의 남자>는 정말 매력적인 소설이다. 글이 흡입력이 있고 문단이 짧아서 정말 술술 읽혀졌다.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글이 쉽게 읽힌다는 거다. 다른 책들은 불필요한 글들이 너무 많아서 읽는 도중에 막힘이 많았지만 이 책을 읽을 때는 그런 적이 없었다. 글을 읽으면서 나는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읽을 때마다 책의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바로 떠올랐고 내가 마치 책 속에 있는 등장인물이 된 것 처럼 등장인물들과 함께 달려온 것 같았다. 
 
 등장인물들이 다 마음에 드는 소설이 있다면 이 책이라고 꼽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악역, 서중태 조차 나에게는 미운 캐릭터로 내비치지 않았다. 나머지 인물들은 선과 안으로 구별되기 애매한 인물들이다. 그저 자신들의 살 길을 위해 선과 악을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인물들로, 인간의 본질적인 내면을 잘 표현해주었다. 그 중에서 월출, 미스 박, 춘식, 오 형사 외에 많은 인물들이 나왔지만 각 인물들마다 감정과 사정을 세심하게 잘 표현해 주었다. 또 세심한 표현 덕분에 그들의 감정에 공감이 갔고 사정이 이해가 됐다. 
 
 책의 배경이 아무래도 분단후의 일인 만큼 근현대사에 대한 이야기들이 다뤄졌다. 나는 국사를 배울 때도 근현대사를 싫어했고 복잡하다고 생각했다. 외할아버지가 이북 분이셔서 엄마에게 자주 북에 있는 할아버지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 만큼 나한테도 영향이 컸다. 엄마는 항상 통일을 소망했지만 그런 얘기를 항상 듣고 자란 나는 반면에 통일을 달가워 하지 않았고 관심도 없었다. 또 내 어렸을 적의 할아버지는 항상 화를 내셨고 편찮으셔서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눈 기억이 없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시간이 점차 흘러서 우리나라의 분단과 통일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근현대사의 이야기가 잘 녹아들었고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시대에 맞게 잘 표현 됐다. 그 시대에 어떤 일이 있었고 사람들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잘 풀어져 있어 쉽게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 현대와 번갈아 가며 나오기 때문에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1)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불행하다.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 분단의 피해자들. 월출도 그렇고 미스박, 춘식 또 거론 되지는 않았지만 사실 많은 간첩들이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 남한으로 넘어 와 활동을 하지만 그들도 결국은 간첩이기 전에 누군가의 부모면서 자식일 거고 인간일 것이다. 똑같이 감정을 느낀다. 남한에서 간첩 일을 하다가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고 일을 그만두고 그저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정말 통일이 돼서 더 이상 많은 분단의 피해자들이 생기질 않길 바라고 그저 누군가의 가족으로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2) 월출의 불행한 과거와 진실이 드러나면서 왜 자신의 아들과 남보다 못한 사이로 지내야 했는지에 대해 나온다. 대국이 자기의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알아가면서 왜 아버지가 자신에게 그래왔는지 이해할 것이다. 대국은 항상 아버지를 원망했지만 결국은 대국 자신도 딸 아이의 아버지 된 입장으로서 월출을 아버지대 아버지 입장으로 느꼈을 거라 본다. 아버지의 말하지 못 한 과거와 희생을.

 책을 읽으면서 제일 안타까웠던 게 월출과 해경의 사랑이다. 그들이 정말 잘 되기를 응원한 독자였지만 그러지 못했고 책을 덮으면서 큰 여운만을 남겼다. 그저 월출이 이제는 편히 쉬고 해경을 만났길 바란다. 분명히 만났을 것이다. 은하수 담배, 아카시아꽃, 커피 껌과 함께.
 그리고 마지막에는 대국과 미영이 재결합 되기를 바랬는데 재결합은 못 됐다. 나는 미영과 대국이 재결합 돼서 은비와 행복하게 함께 살았으면 했는데. 

 마지막으로 책을 덮고 여운과 함께 떠오른 생각이 있다. 처음에 왜 제목이 <제3의 남자>일까 그리고 저 표지는 뭘까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탄식과 함께 이해가 단숨에 됐다. 책 표지에 나오는 남자는 월출이고 그 안에 겹쳐진 여자는 해경이었다.
 제3의 남자의 의미는 월출이 대국의 아버지로써 평생 최희도로 살아 온 것을 얘기하는 것 같다. 그는 월출이지만 최희도이기도 했고 최대국의 아버지, 최희도였다. 나는 마지막에 대국이 아버지의 본명, 월출을 알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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