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익, "참 신앙과 거짓 신앙"
이 책은 한국판 "신앙감정론"이다. 조나단 에드워즈의 "신앙감정론"이 18세기 미국 제1차 대각성 운동을 배경으로 한다면, 본 책은 21세기 성장주의에 시달리는 한국교회를 배경으로 한 설교집이다.
오래 전, 신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백금산 목사님의 추천도서 목록을 참고하여 탐독한 적이 있다. 덕분에 어거스틴의 "고백록"과 칼빈의 "기독교강요", 그리고 조나단 에드워즈의 "신앙감정론" 등을 읽게 되었는데,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한다.(샤라웃투 금산팍) 그 당시, 나는 어거스틴을 통해 아름다움을 배웠고, 칼빈을 통해 면밀함을 배웠으며, 에드워즈를 통해서는 아름다움과 면밀함을 배웠다. 에드워즈의 책을 여러 권 읽어 봤지만, "신앙감정론"만큼 충격적이고 교훈적이며 감탄한 책은 없었다.
김형익 목사님의 "참 신앙과 거짓 신앙"을 읽으면서 옛날, 에드워즈의 책을 탐독하던 시기가 향수처럼 떠올랐다. '아, 그때는 정말 에드워즈가 우상이었는데...'
목사님은 서문에서 본 책을 기록하게 된 배경에 대하여 말한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거듭남"과 "회심"의 메시지가 현대 교회에서 들리지 않는데, 이 중요한 주제가 강단에서, 그리고 교회에서 사라진 이유는, 오직 '교회 성장'이라는 물타기 때문이고, 지금이야 말로 "거듭남"과 "회심"의 중요 주제를 생각해보고 회복시킬 때라는 것이다. 본 책은 구체적으로 말씀에 빗대어 참 신앙과 거짓 신앙이 무엇인지 분별하고, 자신을 확인해 보도록 작성되었다.
사실 이러한 '영혼 살핌'은 "영혼의 의사들"이라고 불렸던 청교도 전통이고, 미국 청교도의 끝판 왕이라고 할 수 있는 에드워즈의 진가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단지 교회 안에 머무는 교인들에게 헛된 구원의 확신을 남발하지 않았고, 말씀에 빗대어 자신의 영혼을 돌이켜 보라고 계속해서 요청하였다.
그러면서 참 신자는 어떠한 사람인지, 하나님의 말씀에 빗대어 설명했는데, 에드워즈의 "신앙감정론"이 참 표지 12가지와 거짓일 수도 있는 표지 12가지를 제시했다면, 본 책은 총 16장으로 되어 있고, 14가지의 "~인가, ~인가?"로 되어 있다.
특히 저자가 제1장에서 에드워즈에 뿌리를 두고 그리스도인이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정의한 것은 꽤나 감동적이다. "그리스도인은 말이 아니라 전인격으로 그리스도를 사랑하여 그리스도께로 마음이 기울어지는 사람입니다."(45)
에드워즈가 이야기 한 신앙감정(religious affection)도 단순한 감정(emotion)이 아니라, 거룩한 감정(holy affection)이라는 것은, 참 신앙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하나님께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참된 신앙은 하나님께 끌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알면 하나님의 아름다우심과 탁월하심과 완전하심에 끌리게 되어 있습니다."(55)
재밌는 점은, "하나님을 알면, 끌린다"는 것이다. 이는 지성과 감정과 의지, 전부를 하나님께 쏟는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에드워즈도 그랬지만, 저자도 '참 신앙의 표지와 거짓 신앙의 표지'를 구분할 때, 무엇보다 바른 앎과 바른 행함을 강조한다.
"거룩한 감정인가, 자의적 감정인가?", "성령의 내주하심인가, 마귀의 미혹인가?", "하나님을 사랑하는가, 자신을 사랑하는가?", "지식 있는 열심인가, 맹목적인 열의인가?", "참된 성화인가, 종교적인 위선인가?", "은혜를 구하는가, 자기 영광을 구하는가?", "하나님을 경외하는가, 방종하는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가, '음성'을 듣는가?", "온전한 복종인가, 선택적 순종인가?", "영적 갈망이 있는가, 적당히 안주하는가?", "은혜 안에서 형제를 사랑하는가, 끼리끼리 어울리는가?", "교회 중심의 삶인가, 나 홀로 신앙인가?", "실천하는 믿음인가, 말만의 믿음인가?", "끝까지 인내하는가, 한철 신앙인가?"
저자는 모두 다 앞쪽에 강점을 두고 있는데, 나의 신앙과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기에 적절한 질문이며, 특히 한국교회의 상황에 적절한 물음들이라고 생각된다.
본 책은 조나단 에드워즈의 "신앙감정론"을 너무 좋게 읽은 사람과 읽어 보고 싶었지만, 두꺼워서 또는 어려워서 읽지 못한 사람, 그리고 내가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인지 궁금함에 사로잡힌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