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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theless
  •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 홍승은
  • 12,150원 (10%670)
  • 2017-04-17
  • : 2,336
내게 동녘이란 출판사를 알게 해준 책이 동녘 서포터즈의 마지막 책이 되었다. 그만큼 내게 의미가 있는 책이다. 페미니즘을 어렴풋이 알 것 같으면서도 도통 모르겠던 2017년 여름, SNS에 올라온 추천글로 이 책을 처음 접했다.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란 제목의 의미를 그땐 몰랐다. 불편함이란 날카로운 감정으로 내가 성장할 수 있단 것을 충분히 겪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신이 계속 불편하며 좋겠습니다]는 저자 홍승은의 페미니즘 에세이다. 저자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인문학 카페를 열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이들과 사회의 불편함을 나눈다. 책은 이런 생활을 하며 겪었던 불편한 경험, 연대했던 경험, 차별의 경험을 독자들과 적극적으로 나누고자 한다. 여성 혐오 사회에서 여성은 리더가 될 수 있는지, 개인의 체력적 한계가 어떻게 성별 프레임에 씌워지는지, 왜 가정의 남성은 눈치보지 않고 자신의 기분을 표출할 수 있는지 .. 태어났을 때부터 사회의 차별을 인지하고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은 없다. 차별에 계속해 노출되다 ‘이건 아닌데?’라고 인지하고 그때부터 불편함을 느끼고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는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20대 여성이 어떻게 이 과정을 겪고 평등을 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책에 나온 몇몇 담론은 그간 페미니즘 에세이에서 많이 마주쳤던 내용이라 익숙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책장을 쉽게 못 넘기고 문장을 곱씹으며 내 경험을 돌아보게 만든 부분은 내용 중간 중간에 놓인 저자의 ‘새벽의 일기’다. 아주 사적인 고민부터 가정의 문제까지 쓰인 이 부분은 에세이란 책이 아닌 남의 진솔한 일기를 읽는 듯했다. 같은 지점에 대해 고민하는 타인의 글은 읽는 것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단 것을 다시금 느꼈다. 페미니즘 외에도 다양한 지점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내용이 많다. 내가 보낸 1년을 되돌아보는 시기에 읽을만한 책은 ‘모든지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책이 아닌 날카롭고 가끔 날 아프게 해도 성장하게 만드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런 이유에서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를 권유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은 침묵됨으로써 존재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존재가 스스로 목소리를 낼 때, 세상은 딸꾹질한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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