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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게이머입니다, 아 여자고요
- 딜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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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 2020-08-20
: 248
게임은 이 전부터 내 취미에 속했던 적이 없었다. 총과 칼이 난무하는 게임들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게임 조작은 어려울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나 [나는 게이머입니다. 아 여자고요]를 읽고 어쩌면 이 모든 것은 내 지레짐작일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됐다.
저자는 게임 문화 안에서 여성의 존재란 무엇인지 고발한다. 여성을 여왕벌과 혜지로 나누는 문화에서 게임의 내 역할에 따라 부여되는 남성성과 여성성, 게임 커뮤니티 내 여성 품평화까지. 단순히 즐거움을 얻기 위해 게임을 시작하지만 남성과 다르게 여성은 그 안에서 ‘게이머’가 아닌 ‘여자’로 취급받는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켠 마이크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나오면 사람들은 일제히 그 목소리에 주목한다. 그리고 집요하게 쫓는다. 게임을 잘하면 ‘여자치고 잘하시네요’ 소리를 듣고, 게임을 못하면 ‘이래서 여자는 안되는 거야’란 근거없는 비난을 받기 일쑤다. 너무 익숙하지 않은가? 여성은 소위 남성문화라고 여겨지는 게임, 운동 등의 문화에서 늘 한 개인으로서 평가받지 못한다.
이런 남성주의문화가 깨지지 않고 더욱 공고해져가는 배경엔 산업의 뒷받힘이 있다. 게임 산업 종사자들은 남성 유저들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여성 캐릭터들의 노출을 장려하고, 여성 캐릭터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다. 이런 산업을 보며 다른 여성들은 ‘저 문화는 내 것이 아니구나’라 생각하며 거리를 두고 계속해 남성들만 전유하는 문화가 되는 것이다.
그래도 저자와 같은 여성 유저들은 목소리를 줄이지 않는다. 더 많은 여성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게임 문화 안에 여성혐오가 이렇게 만연하다고 소리친다. 이런 목소리를 듣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게임에 대해 지레짐작하지 않고 게임 산업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런 저런 게임을 시도해보며 여성 유저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일테다. 그 시작은 책에서 저자가 추천한 게임 중 하나로 골라봐야겠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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