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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았을 땐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다 괜찮아’류의 책인 줄 알고 긴장했다. 이에 의심의 눈초리로 책을 읽어나갔지만 곧 그 마음은 유익한 정보를 봤을 때의 즐거움으로 바뀌어나갔다. 저자는 도입부에서 ‘가능한 한 가장 간단하고 분명한 치료법들을 제시해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빨리 당신이 어느 정도라도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런 저자의 의지에 발맞춰갈 때 우울증과 번아웃의 차이, 우울증과 번아웃의 원인, 그리고 우울증과 번아웃 극복 방법을 알아갈 수 있다.
저자가 전하는 수많은 정보 중 나에게 가장 유익했던 정보는 번아웃에 관한 것이었다. 모든 일을 내가 만족할 선까지 끌어올리려는 나는 가끔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 상태가 올 때 내 정신과 몸마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릴 때가 많았다. 그러나 저자는 번아웃은 ‘정신이 내리는 비상용 차단기’라 말한다. 쉬어야 하는데 쉬지 않는 사람의 정신이 억지로라도 그 사람을 쉬게 만들기 위해 차단기를 내릴 때 몸 역시 움직이지 않거나 아파지는 것이란 뜻이다. 몸과 정신이 고삐 풀린 말마냥 달리는 본체를 위해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다. 우습게도 이런 설명을 읽으니 ‘내가 나 외의 다른 것들을 걱정하고 있을 때 내 몸은 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구나’라 생각이 들며 한결 마음이 나아졌다.
번아웃과 우을증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실천 가능하며 동시에 참신한 것들이 꽤 많았다. 일상의 흐름을 의식적으로 느껴보기. 화가 나거나 우울할 때 내뱉는 말을 외국어로 말해보기. 나만의 구급상자를 만들어 행복의 기억을 떠올리기 등. 이 책에서 가장 좋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이런 것들일 것이다. 읽으면서 ‘이건 해볼 만하겠는데?’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들 말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친 지금. 경제와 사회가 얼어붙은 것은 물론 사람들의 마음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이미 먹구름이 있던 사람들은 증상이 심해졌음을 호소했고 우울감을 쉽게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도 우울하다, 지친다, 힘들다 같은 말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이런 지금, [어느 날 갑자기 무기력이 찾아왔다]의 필요성은 더 높아졌을 것이다.
**동녘 서포터즈 2기로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