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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름님의 서재
  • 푸른 수염의 다섯 번째 아내
  • 제인 니커선
  • 12,420원 (10%690)
  • 2015-07-31
  • : 79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표지가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에 금으로 된 왕관이 얹고 도도하게턱을 치켜 들고 있는 여인의 모습은 아직은 어리지만 자존심이 센 귀부인을 연상케 했다. 거의 금색과검정색만을 이용해서 꾸민 표지는 화려하고도 절제되어 있어서 겉장 안의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도, ‘블랙 로맨스’라는 단어가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로맨스와 서스펜스의 경계를 넘나드는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우선, 이 책의 모티프가된 원작을 살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푸른 수염의 다섯 번째 아내>의 원작은 샤를 페로의 <푸른 수염>이다. 샤를 페로는 <잠자는숲 속의 공주>, <신데렐라>, <빨간모자> 등 서양 동화를 생각하면 쉽게 떠오르는 동화의 작가이다.사실, <푸른 수염>은 샤를 페로의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조금 생소한 편이다. 다른 동화에 비해서 내용이 잔인하고 충격적인 측면이 있어서어린이들에게 권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본인은 하성란 작가의 작품인<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를 이미 읽은 바 있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던 작품이었기때문에 원작과 비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원작 <푸른수염>에서 푸른 수염은 프랑스의 성에 살던 부유한 귀족인데, 추악한푸른 수염을 길러 외모가 추악하고 무서운 사람이었다. 푸른 수염은 여러 번 결혼을 했지만 결혼할 때마다아내가 없어져서 마을 처녀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는 이웃 주민 중 한 집의 막내딸과 결혼하게된다. 결혼식 바로 후, 그는 여행을 떠나며 아내에게 작은방의 문은 열어보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러나 아내는 금지된 방을 열어보고 푸른 수염의 전 아내들이시체가 되어 벽에 걸려있는 것을 발견한다. 예상보다 일찍 되돌아온 푸른 수염은 그녀가 작은 방의 문을열어보았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그녀를 죽이려고 하지만, 곧 그녀의 오빠 둘이 들이닥쳐 푸른 수염을 제압하고아내가 그의 돈을 모두 상속받는 다는 내용이다.

 

푸른 수염은 원작에서 외모가 굉장히 못생긴 프랑스 사람으로 등장하지만, 이 책에서의 푸른 수염은 미국 남부의 잘생긴 사람으로 나왔다. 주인공소피아 페더람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친구에게 편지를 받고 간 윈드리벤 애비에서 버나드를 만난다. 앞 부분은조금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요하고 전개가 느린 편이었지만, 물입감이 생기기 시작하니 거의 서스펜스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소피아가 버나드에게 위화감을 느끼고 거리를 두기 시작하고 버나드와의 관계가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이어질 때에 스릴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배경이 프랑스가 아닌 미국이고,시간적 배경이 19세기이다 보니 흑인 노예들이 등장하는데,이것도 꽤나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주인공은 흑인들을 노예가 아닌, 평등한 사람들로 여겨서 노예 제도에 반대하고 남몰래 그들을 도와주기도 하는데 나름은 그 당시 미국의 분위기가어떠했는지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드는 생각인데, 이소설은 로맨스 소설이라기보다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라고 해야지 더 맞을 것 같다. 초반부와 약간 흐트러진느낌의 후반부를 제외하고, 또 가끔 등장하는 로맨스 소설다운 장면들을 제외하고는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이 작품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후반부쯤을 읽을 때에는 거의 공포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때문에 로맨스 소설의 달달함을 기대하고 읽는다면 조금은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물과 로맨스의 만남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원작을 염두에 두고 읽으며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했다. 이런 재미를 한번에 느낄 수 있는 책은 많지 않기 때문에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해본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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