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여름'이다.
항상 여름이 지나가면 어딘지 모르게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가을이 오는 것이 아쉬웠다.
이십 대가 지나고 여름이 왔을 때는 이제 돌아갈 수 없는 어느 한 시절이 떠올랐고
여름과 나의 이십 대가 많이 닮았다고 느꼈다.
서한나 작가의 <여름에 내가 원한 것>에는 강렬하게 뜨거운 여름을 보낸 사람의 글이 담겨 있었다.
어설펐던 스무 살과 여름을 닮은 20대, 지금은 그 열기가 빠져나가고 조금은 여유로워진 사람의 글.
이 책을 이십 대에 봤었다면 어땠을까?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까?
<여름에 내가 원한 것>에는 작가의 여름이 담겼지만, 내가 보냈던 스무 살의 날과 그해 여름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읽는 내내 어느 한 시절을 그리워하게 되었고, 돌아갈 수 없는 날들이 떠올랐다.
요즘은 에세이를 잘 읽지는 않지만 오래전 친구를 만나 반갑듯이 이 책 읽고 나서 잊고 살았던, 잃어버렸던 나를 만나 반가운 마음이 크다.
여름이 지나가기 전에, 혹은 인생의 여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