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시대의 수많은 낯선 직책들에 익숙해질 즈음 이 책의 재미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미미 여사의 필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호흡이 긴 장편 스토리여서 여타 에도 시리즈와는 느낌이 많이 다른 작품이다.
집단의 생존을 위해 진실을 은폐하고 개개인을 파국으로 몰아넣는 시대의 부조리가 낯설지 않은 이유는 그것이 지금의 시대에도 여전히 진행 중인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작고 연약한 호가 더 이상 바보의 '호'가 아닌 보물의 '호'가 되어 길게 이어졌던 고난을 뒤로 하고 행복할 수 있기를. 성님과 가가님과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해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