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저의 『사기, 인간의 그릇』를 읽고
『사기』는 중국 고대사를 기록한 역사서인 동시에 인간의 욕망과 선택, 지혜와 어리석음, 용기와 비굴함을 가장 생생하게 담아낸 인간학의 고전이다.
그러나 130편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과 낯선 인명, 지명, 한자어는 오늘의 독자에게 적지 않은 진입 장벽이 된다.
그러다 보니 우리 보통 사람으로서는 결코 접근하기 쉽게 읽기가 어려운 책이라 할 수 있다.
언젠가 읽어보리라 생각을 해보았지만 이렇게 세월만 흘러가버렸지 벌써 칠십년이 지나버렸으니 너무 무심하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자신에게 깊은 반성을 해본다.
다행히도 이 사기 책을 『사기』의 본기·세가·열전 가운데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핵심 이야기 100편을 엄선해, 한 편씩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다시 구성하여 그 핵심만을 읽을 수 있도록 한 책으로 나왔으니 우리 같은 나이 든 사람들에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너무너무 좋았다.
이 책은 특히 원전이 가진 이야기의 힘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어렵고 두꺼운 역사 고전이라는 이미지를 벗겨 냄으로써, 『사기』를 처음 접하는 독자도 자연스럽게 3천 년 인간사의 한복판으로 들어갈 수 있게 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용기부터 현명한 처신에 이르기까지 열 가지 주제로 꿰어낸 인간의 흥망오랜 역사 속에서 왕조는 흥망성쇠를 거쳐왔지만 결국, 사람의 모습과 지혜로움과 처세술과 살아가는 태도는 그때의 선택이 바로 삶과 죽음으로 가든지나 현재의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가져야 할 자세 등은 변치 않았다.
사람을 볼 줄 아는 지혜는 어디서 올까? 누구를 믿고 누구를 경계해야 하는지, 언제 나아가고 언제 물러나야 하는지, 무엇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무엇이 끝내 사람을 떠나게 하는지를 안다면 삶의 예상치 못한 풍랑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사기』가 수천 년 동안 읽혀온 이유는 이러한 우리의 질문을 역사라는 증거로 당당하게 답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위대한 역사서를 접하며 왕조는 바뀌고 시대가 달라졌음에도 인간의 욕망과 질투, 신의와 배신, 용기와 두려움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이 책 『사기, 인간의 그릇』은 그 오래된 인간의 기록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다시 길어 올린다.
사람을 얻어 일어선 이와 사람을 잃어 무너진 이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타인을 보는 눈뿐 아니라 자신의 그릇까지 돌아보게 된다.
나 자신도 사람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 자체가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보니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도 많았다.
특히 평생을 학생들하고 생활하면서 오직 보는 눈이 학생들 높이에서 꿈을 갖도록 하면서 열심히 생활하도록 가르쳐오다 보니 마음이 여려지고, 세상 물정에 그리 밝을 수 없었다.
이렇게 쭈욱 생활하다 퇴직을 하여 사회에 나와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어야 하였다.
역시 사전에 준비없이 나온다는 것에 여러 어려움이었다.
또 하나는 서울에 있는 딸집에 올라와 있을 때이다.
지방에서 서울에 임시로 올라와 있다 보니 서울 물정에 몰라 한 포럼에 참석하여 인사를 하며 서울에 대하여 알고자 하는 순순한 마음으로 접근하였는데 이를 일부 사람들이 악용하는 미끼로 삼아 접근하여 여러 방법으로 끌어들이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잘 알지도 못하면 백 번 다 당할 수 있겠다는 여러 산 교훈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는 고전을 어려워하는 두 아들에게 이를 들려주기 위해 『사기』의 이야기를 한 편씩 풀어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어떻게든 현명한 삶의 방향을 보여주고 싶은 아버지의 진심이 담겨 있다.
한 편 한 편이 모인 짧은 글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선택과 귀결은 그 자체로 자신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뒤늦게 이 위대한 고전을 접하는 것보다는 먼저 접하고 더 일찍 현명해지는 편이 조금은 더 나은 삶을 이끄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고전 입문자부터 조직에서 사람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까지 폭넓게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이 가진 미덕이다.
일생에 한 번은 만나야 할 고전, 그중에서도 『사기』가 오랫동안 읽혀온 이유를 가장 쉽고 선명하게 경험할 수 있는 이 멋지고 귀한 책을 통해 내 삶의 해상도를 높여보는 귀한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하는 강력한 바람이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이 책과 함께 하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강력한 추천을 하는 바이다.
3천 년 역사가 증명한 불변의 인간 심리 보고서를 통해서 비워서 겸손해지고, 채워서 단단해지는 인간의 깊이를 가득 느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