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산 박찬근 저의 『주역』 을 읽고
고대 중국엔 나라마다 국가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역이 있었다.
주나라 시대의 易(역)을 周易(주역)이라 말하는데 64궤로 알려져 있다.
주대에는 서죽을 사용했는데 홀수일째는 陽爻(양효)(긴막대기), 짝수일 때는 陰爻(음효)(끊긴 막대기)라 하며 이를 세 번 반복하여 괘의 상을 얻는다.
그리고 여덟 가지 조합을 八卦(팔괘)라 한다.
팔괘를 상하로 합하면 64궤가 만들어진다.
64궤는 각 효를 중심으로 의미를 부여받고 세상을 길흉을 점치게 된다.
인류는 오랫동안 불확실한 상황을 예측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왔다.
주역은 국가를 운영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무엇보다 심리적 안정감과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 또한 상당하다.
하지만 주역은 일반적인 의미와는 다른 해석이 존재한다.
주역이 더 특별한 이유는 자연과 세상, 인간의 합일이 인간사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팔괘는 주역의 8개 얼굴이다.
乾(건)은 하늘이다.
기원전 7세기, 변방의 작은 진나라 양공의 후손들은 중원의 주인이 되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세대를 거치며 적을 무너뜨렸고 결국 천하를 통일한다.
건은 세 양효가 쌓인 모양이다.
강건하고 굳센 기운으로 하늘의 원리를 담고 있다.
건은 지금 쉬지 않고 있는가를 묻는다.
세 번째가 불을 뜻하는 離(리)이다. 리는 삼고처려로 알려진 유비와 제갈량의 관계를 다룬다.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는 유비의 마음에 파고들었고 그의 분석은 복잡한 천하를 환히 밝혀주었다. 리는 어둠을 밝혀주는 불이다.
지금 내 앞을 밝히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리의 질문이다.
여섯 번째는 물을 뜻하는 坎(감)이다.
합종연횡으로 재상에 오른 소진의 이야기이다.
그는 수많은 고행을 이겨내고 물처럼 막힌 곳을 뚫고 낮은 곳을 채우며 앞으로 나아갔다.
지금 이 어려움을 어떻게 통과할 것인가? 팔괘는 건, 태, 리, 진, 손, 감, 간, 곤으로 이루어져있다.
팔괘를 통해 64궤의 패턴을 읽을 수 있다.
64궤는 하괘를 순서로 상괘를 읽는다.
건이 상하로 여섯양효인 괘가 건괘이다.
고대인은 하늘을 신성시했다.
천자라 불렸던 황제도 하늘을 계승했다는 의미인 것이다.
하늘은 만물을 탄생하고 이롭게 하는 절대적 힘을 상징했다.
진 목공은 자강불식을 실천한 인물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잃지 않아야한다.
건괘의 자강불식은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는 현재와 맥을 같이한다.
세상이 무척 빠르게 흘러간다.
하늘이 멈추지 않고 우리를 비추어주듯이 오늘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미래를 결정한다
할 수 있다.
권력은 수많은 사람을 끌어들인다.
방법은 다르지만 욕구충족은 똑같다.
개자추는 후일 진의 문공이 되는 중이를 19년 동안 묵묵히 지켰다.
중이가 왕이 되자 개자추는 조용히 물러나 면상의 상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
곤위지는 땅의 포용력이다.
곤괘는 여섯효가 음효인 순음지괘, 곧 땅을 의미한다.
개자추의 침묵과 인내를 땅으로 비유한 것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공을 치부할 때 조용히 물러나 자신의 역할을 인정하는 것, 땅의 강인함과 포용력을 갖춘 후덕재물의 정수인 것이다.
주역은 여러 사람들에게 점을 치는 책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체로 많은 이들이 주역을 나름대로 실제 해석하며 길흉을 예측한다.
40여 년의 긴 세월 동안 이 분야에서 인간과 삶을 탐구해 온 저자의 이 신작은 바로 이 시대의 모든 흔들리는 이들을 향한 따뜻한 위로이자, 삶의 막힌 길을 뚫어내는 정교한 나침반으로서 동양 최고의 미래학이자 인간학의 정수로 꼽히는 『주역周易』의 64괘를 빌려와, 우리 삶에서 마주하는 온갖 진통과 선택의 순간들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난해한 『주역』을 쉽고 생생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인생에서 마주할 수 있는 64가지 상황의 지도’로 새롭게 정의한다.
그리고 그 지도를 읽어내는 열쇠로 ‘스토리텔링’을 선택했다.
한 편의 흥미진진한 역사 드라마를 보듯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전의 지혜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되는 기적 같은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책의 구성 또한 매우 실용적이고 입체적이다.
흡입력 있는 역사 이야기로 포문을 연 뒤, 저자인 단산 특유의 깊이 있고 명쾌한 해설이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오늘날 우리의 일상과 비즈니스 현장에 던지는 날카로운 화두로 마무리된다.
저자는 64궤를 해석하며 삶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를 궤를 풀어 상세하게 설명한다.
고대문장의 유려함과 맥을 짚는 탁월함이 아주 돋보인다.
무엇보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주역의 한자로 된 글자가 무척 쉽게 다가온다.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에 접목되면서 엄청난 변화가 찾아온 느낌이다.
현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롭다.
노동의 가치도 달라졌고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그런데 인간의 마음은 여전히 복잡하고 불안한 것이다.
과거엔 존재하지 않았던 다양한 심리적 압박과 갈등이 혼란을 가중한다.
더더구나 AI까지 등장하여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바로 이러할 때 주역은 2,500년 전 고대인들의 삶을 투영했던 책이지만 내용은 현재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위대함을 지니고 있다 할 수 있다.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고 명료해지는 느낌이 든다.
저자는 하는 일이 막히고 답답할 때, 29괘 감, 39괘 건, 47괘 곤을 추천한다.
29괘의 감위수는 구천과 부차의 와신상담을 통해 험난함과 위함을 대비하는 방식을 이야기한다.
구덩이가 깊을수록 바다가 가까워진다는 믿음이 삶의 형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
주역은 삶을 이해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책이고, 삶이 달라질 때마다 주역도 달리 말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 번 읽고 덮어두는 책이 아닌 것이다.
살아가면서 삶의 어떤 국면에 처했을 때 그에 해당하는 괘를 꺼내 읽으면서 교훈으로 삼는다면 더 큰 지혜를 얻으리라 확신한다.
이 특별히 의미있는 책을 적극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