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저의 『고요로 가야겠다』 를 읽고
고요함의 경지란 절대 그냥 나올 수가 없다.
아니 그냥 느낄 수가 없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적어도 고요함을 느낄 정도가 된다면 그 앞의 무수한 나름의 많은 여러 흔적들과 마주침과 관계를 통해 얻어낸 결과이거나 살아오면서 보다 더 나은 방향을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하여 부러 갖는 여유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고요는 매우 긍정적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아마도 고요가 함유하는 것이 바로 풍성한 자연현상의 모든 것을 다 아우르고 있어서라고 나름 의미를 부여해본다.
자연현상의 모든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변함없이 그 모습 그대로 나 자신을 생생하게 맞아주면서 생생하게 용기를 주면서 의욕을 갖게끔 해주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상황을 잠깐 정치로 외출했다가(국회의원)돌아온 40여년 대표적인 원로 시인인 도종환 작가의 돌아온 시집인 것이다.
<접시꽃 당신> <흔들리며 피는 꽃> 등 작품으로 유명한 시인이 정치판에 들어가 현실정치 참여에 여러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난 성찰들이 담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로 그런 여러 심정들이 토로되면서 서서히 머무름이 아니라 어떤 방향성으로 가려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긴 작품들이 담긴 시집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시집 편성과 달리 이 시집에는 각 편에 시작하는 첫 시를 분절로 배치시켜 아주 천천히 여유롭게 감상하면서 시를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이다.
급하게 바로 시보기가 아니라 한 편의 시가 마치 완전 한 문장별로 한 페이지에 배치시켜 완전 생각 이해하는 여유와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새로움 시각제공을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별함이 빠르게 읽히고, 정보 습득에만 급급한 현재의 글 읽기 방식을 지우고 찬찬히 나 자신을 사유하게 하는데에도 커다란 기여를 하리라 확신한다.
결국 도종환 시인의 <고요로 가야겠다> 시집의 시들은 정치라는 힘든 시기를 지난 성찰이 담겨있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에 단순히 고요의 의미인 ‘조용함’을 이야기하는 시집이 아니다.
이 책은 소음을 통과해 온 한 인간이 끝내 도달한 회복의 방식이며, 고통을 지나온 마음이 언어로 가다듬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고요는 침착한 두 눈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보게 하고, 육신이야말로 얼마나 가엾은 것인지 알게 한다”라는 문장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이 시집은 다른 시집과 달리 시집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넘어, 바쁜 현실 속에서 자신을 다시 세우기 위한 정서적 쉼표로 기능한다.
시대의 소음과 감정의 파도를 지나온 시인의 언어는 부드럽지만 단단하며, 독자에게도 고요라는 방향을 향해 한 걸음 내딛어 보라고 조용히 권한다.
요즘 들어 마음이 자꾸 시끄러워지는 분들, 잠시라도 멈추어 서고 싶은 마음이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시집이다.
고요는 도피가 아니라 다시 살아가기 위한 숨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결론은 명확하다.
나 자신을 냉철하게 고요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바로 거기에 아름다운 언어가 있고, 시가 있고, 생생함이 새로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