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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님의 서재

 드디어 에릭 홉스봄의 장기 19세기에 대한 세 권의 저서 중 최종편인 `자본의 시대'까지 다 읽었다.한편으로는 산정상에 오른 것같은 뿌듯함과 함께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난해한 문장을 독해하기 위한 힘겨운 싸움끝에 결국 이해하기를 포기한 문장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19세기에는 부르지아 계급의 등장과 더불어 자본주의 세계가 형성되고 그 외연을 점점 넓혀가며 결국은 부르주아가 주도적인 지배계층이 되었다.이 책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재앙을 맞기 전까지 자본주의가 어떻게 승리했으며 또 얼마나 세상을 바꿔 놓았는 지를 홉스봄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정치,경제는 물론 예술,과학,여성 등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1873년부터 1890년대 중반까지 불황기에서 1890년대 중반부터 호황으로 전환되며,제1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번영기가 도래하여 유럽대륙에서는 풍요를 구가하고 있었다.또한 영국의 상대적 하락과 독일과 미국의 약진으로 다원화된 세계질서가 구축되고 있었다.대량소비의 등장과 경기호황은 다원화된 세계질서 속에 기존의 열강과 신흥 열강은 상대방에게 직접 총부리를 겨누는 것보다 유럽 외 다른  지역으로 팽창을 거듭하며 국제적인 분업관계를 고착시켜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후진'국가를 지배하는 제국의 시대로 나아갔다. 

 이러한 제국주의적 팬창은 국내의 경제적,사회적 불만과 그에 대한 개선 요구를 잠재우기 위한 정치적인 방법으로 자주 이용되었다.이로 인해 일부 사회주의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 식민지 제국 내의 물리적 탄압과 식민지 민중들의 비참한 생활과 그에 따른 저항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서로 적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은 식민지 지배에 대해서는 서로 합의를 보았다.결국 지금 유럽 노동자의상대적인 생활의 안정은 식민지 민중의 피와 땀이 기반이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국내적으로는 지배계급의 저항이 있었지만 민주화의 흐름을 거슬릴 수 없었다.1870년대의 대공황으로 인해  1880년대와 그 후에 국제적이고 대중적인 노동운동과 사회주의 운동의 출현으로 정부와 지배계급은 곤경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나 정부는 사회복지와 사회개혁 등을 추진하고 식민지 정복과 같은 시장의 확대와 군사적 승리감을 고양시키고  대중 상업 문화의 발달 등으로 정치적 안정기를 구가하게 된다.또한 민족주의와 애국주의의 출현은 부르주아를 비롯한 지배계층이 자본주의 체제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그들이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게 해주는 구실을 하게 된다. 

  이 제국의 시대에 각 열강의 경쟁은 전지구적 규모로 전개되었다.또한 영국의 상대적 약화는 그동안의 유럽의 균형추 역할을 못하게 됨에 따라 전쟁이 일어난다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위험성이  있게 되었다.결국 세계적 규모의 자본주의의 발전은 국가 경쟁에 따른 제국주의적 팽창,그리고 충돌과 전쟁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전세계적인 자본주의의 성장에 따른 국제정치의 불안정한 구조는 국가간의 적대적인 블록을 형성해 갔다.이제 전쟁은 두 국가간의 전쟁이 아니라 적대적인 블록에 참가한 모든 국가간의 전쟁으로 확대되었고 그 희생은 그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이 되었다. 

  홉스봄은 파국으로 치닫는 `제국의 시대'를 보면서 역사에 대해 진보를 향해 나아가는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전망을 하지 않는다.물론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진보를 향해 나아가겠지만 그 진보에는 거대한 재앙과 고난이 함께 할 것이라는 현실적인 전망을 한다.우리는 19세기에 만들어진 세계의 틀 속에서 아직도 벗어나 살지 못하고 있다.우리의 삶과 의식을 결정하는 것은 그 당시 비약적으로 형성된 자본주의 체제이며 제국주의 산물인 식민지 지배를 경험해보았으며 여전히 그 잔재가 교육을 비롯한 우리의 일상 속에서 그대로 남아있다.그 만큼 19세기가 이루어 낸 것이 대단하고 충격적인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다.그 당시에도 보다 나은 세계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그러나 결과는 많은 사람들을 절망하게 만들었다.그렇지만 그 희망이 당장은 굴곡이 심했지만 큰 들에서는 역사의 진보를 만들어 냈다.우리도 지금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희망을 잃지 않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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