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에 한가닥하는 글솜씨를 자랑하셨던 에이미 탄의 신작. 에이미 탄의 신작이 나왔다는 말에 우선 놀라고, 그 신작의 장르가 새 탐조 일지라는 말에 또 놀라고. 그간 어떻게 살아 가시나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그녀의 근황을 알게 되어서 무엇보다 기뻤다. <조이 럭 클럽>과 < 부엌 신의 아내>로 한 때 페미니스트의 성봉 자리를 차지하고 계셨던 에이미 탄, 그 이후 작품들에서 매날 똑같은 말 만 한다는 비평과 함께 그 이후 소식을 알 길이 없더랬다. 그 당시 그녀가 책을 내었을 때 내가 너무 힘들었었던 때라 그녀의 책이 얼마나 위로가 되었던지...어디서 사시건 행복하게 잘 살고 계시길 기도하고 있었는데-- 그러나 그녀의 책은 더이상 기대하고 있지 않았었다. 진짜로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고 책 한 권을 읽는 것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을만큼 정신 사나웠었기 때문에--이렇게 새로운 책을 내주시니 죽은 자가 천국에서 돌아온 기분? 이랄까. 아~~ 아직도 글을 쓰고 계셨구나 , 이런 반가운 일이....더군다나 이번에 쓰는 책이 소설이 아니라 탐조기라니 절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마음이 놓은 것은 물론이고.
하여 잽싸게 읽게 된 책 . 일단 글솜씨가 여전하시다는 것에 인상이 깊었다. 탐조기라는 말에 약간은 질겁한 것이, 이게 재밌게 쓰기가 어려운 쟝르라서 말이다. 천하의 에이미 탄이라고 해도 일기를 재밌게 쓸 수 있을까 싶었던, 더군다나 그녀가 과학자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그건 전적으로 내 기우였고, 어떤 분야라도 작가는 쓰기로 마음만 먹으면 재밌게 잘 쓸 수 있구나 라는걸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늦은 나이에 배워서 그렸다는 아름다운 새 그림들과 함께 나날이 발전하는 그녀의 새 지식과 더불어, 새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유감없이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다음 권이 나온다면 글쎄....생각을 해보긴 해야 겠지만 , 이 책은 유감없이 합격이다. 남의 일기를 읽으면서 졸지 않으면 다행인데, 이 책은 그녀와 함께 흥미진진 새의 세상으로 들어간 것 같은 기분으로 재밌게 읽었다. 새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 다양한 아름다운 새들의 그림과 함께 에이미 탄이 발견한 새들의 습관을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이가 들었어도 여전히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고 계신 에이미 탄에게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