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이네사의 서재
  • 모든 아름다움은 이미 때 묻은 것
  • 레슬리 제이미슨
  • 16,200원 (10%900)
  • 2024-12-06
  • : 3,347

이렇게 멋지게 나온 책이, 결혼과 출산, 모성과 글쓰기에 대한 글을 담고 있다는 보기만 해도 근사할 것 같은 이 책이 , 이렇게 황당하게 읽기 어려운 책이 되었을 줄 그 누가 알았으리요. 언젠가는 재밌어 지지 않을까, 언젠가는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된 문장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쭉 읽어보았지만...끝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일단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왜 이렇게 횡설수설하는 것이냐다. 정신이 사납다. 남편하고 만나서 결혼을 한 부분까지 이르는데도 한 세월이고, 그것도 한번에 이야기 하는 게 아니고 감질나게 이랬다 저랬다 한다. 좋은 사람이었다가, 이상한 사람이었다가, 자상한 사람이었다가, 감상적인 사람이었다가,....도무지 정신이 없다.종래에는 이 여자가 왜 이 남자와 결혼을 했는지도 미심쩍다. 사랑하긴 해서 결혼한 것인지, 남자가 결혼하자니까, 뭐 하면서 결혼을 한 것인지. 이 여자의 진심이 무엇인지, 어디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작가의 말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다 보니 하도 어지러워서, 종래는  어쩌면 남편이 이혼하자고 한 것이 이 여자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도 들더라. 


이렇게 정신 사나운 책인데도 어떻게 번역이 되어서 이렇게 근사한 표지를 달고 나온 것일까, 궁금해서 생각해보니, 작가의 문장력은 괜찮다. 사실 우수하다고 표현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구슬이 다 아름다운데, 그걸 꿰어 놓으면 싸구려처럼 보인다는게 아마도 이 책의 큰 패착이겠지. 어쩌면 이 작가는 정신과 의사를 먼저 찾아가서 상담을 받는게 좋아 보인다. 이 책 자체가 거대한 자신의 내면 상담소 정도인데, 보아하니, 자신의 힘으로는 자신이 파놓은 굴에서 나오지 못할 성 싶어서 말이다. 진저리나게 끔찍한 굴. 아무리 파도 또 다른 굴이 나오는 , 이렇게 자신이 만든 함정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람은 또 작가들 중에서는 보기 드물지 않는가 한다. 왜냐면 작가들은 보통 자신을 객관적으로 걸러내는 필터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인데, 아 사람은 그런 것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보니 ,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모두 불평 거리고 떨어지기 마련이고, 이 모든 것은 세상에 잘못 된 탓이고, 자신이 불행한 것은 그녀가 여자로 태어나서 그런 것이고 말이다. 


그만해라! 많이 묵었다 아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이 이 지구상에 너 하나인 것도 아니고, 그것이 뭐 대단한 것인냥 호들갑을 떨던데, 그건 사실 예기치 못한 불행측에 들지도 못한다. 그러니 , 제발 호들갑 그만 떨어주셈. 뭐 이왕 떨고 싶으면 떨어도 되는데, 좀 재밌게 떨으라고. 듣는 사람 질리게 하지 말고. 고상한 척, 자신은 피해자인 척, 하지만 그저 아직 철들지 못한 아이가 고자질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글을 써 제끼면서 자신이 대단한 척 하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시간 낭비지 싶다. 해서 시간 낭비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 왜냐면 이런 류의 글은 넘쳐 나는데 훨씬 더 매력적으로 써내는 작가들이 많으니 말이야. 훨씬 더 군더더기 없이 ...아침 방송만 봐도 넘쳐 나는데 불행한 결혼을 하는 사람이거늘, 이런 류의 고발은 이제 식상해도 너무 식상하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