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리드 누네즈의 소설에 반해서 그녀의 책으로 번역되어 나온 것은 다 읽어봤는데, 그 중에서도 이 책이 가장 별로다. 어쩌면 이 책은 나오지 않았다고 해도 그닥 괜찮았지 않았는가 싶을 정도로 소품 정도의 뉘앙스를 취한다. 왜 작가들은 코로나 시기의 시절을 쓰지 못해서 안달인지 모르지만서도, 신기하게도 코로나 시절을 다룬 책들은 그닥 재밌지도 인상적이지도 못하다. 내가 최애 작가로 이름을 올린 엘리자베스 스트라우스의 <바닷가의 루시>도 그랬고, 이 책도 그렇다. 뭐 책 두 권 가지고 경향성을 논한다는건 웃기는 일이지만서도, 그 둘이 하필이면 내가 가장 좋아하고 기대하는 작가들이라면 또 다른 이야기 아니겠는가. 진짜로 기대 잔뜩하고 보았는데, 읽어보면 사실 별게 없다. 코로나라는 시기가 워낙에 재미없는 시절이여서 그런가는 모르겠으나, 모두가 뜨악하고 좌절하면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우왕좌왕하는 시기여서 그런가, 책 자체도 그닥 재미가 없다. 그저 이 힘든 시기를 어떻게 견뎌야 할것인가 암담해 하는건 공감하는데....그것만으로 책이 재밌어 지지는 않으니 말이다.
어찌보면 이런 책은 후대에 기록서 정도의 의미가 있을 거라 본다. 그런 의미로 작가들은 그 시대를 기록하는 기록쟁이들일지도...해서 코로나 시기를 다시 되돌아 본다는 의미로는 읽을만할지 모르나, 이 작가를 너무 좋아해서 기대하고 읽으셨다가는 나처럼 약간은 실망할지도...뭐, 실망할 지언정 그럼에도 우리는 열심히 읽어댈 것이지만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