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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사의 서재
  • Tell Me Everything (Hardcover)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24,640원 (20%1,240)
  • 2024-09-10
  • : 539

Tell Me Everything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엘리자베스 스트라우스가 메인주를 배경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 <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의 연작중 최신작이다. 그녀의 작품들을 몇 권 읽어보신 분들에겐 익숙할--내진 그리운-- 이름들의 근황이 다시금 신나게 펼쳐진다. 첫 페이지 시작하자 마자 나온 올리브 스터리지만 봐도 그렇다. 난 올리브가 다시 이 연작들 속에 등장할 일은 그녀의 장례식때 뿐일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다시 등장한다고 해 봤자 죽음으로 가는 길뿐이고, 그건 그다지 흥미롭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올리브>를 통해 그녀가 겪어내고 있는 노년의 풍경이 너무 우울하고 살벌해서, 그건 다시 읽고 싶지 않은 심정이었달까. 하여간 이제 90살이라는 한없이 퉁명스런 올리브가 등장하고, 그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루시 바턴이 등장한다. 그렇게 둘은 서로에게 "Tell Me Everything"이라며, 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일 중 하나라는 talking을 시작하게 된다. 그 이야기의 끝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짐작하지 못 한 채로....

그렇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과연 어디로 향하게 될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나이든 두 사람이 수다 좀 떤다고 해서 뭐 재밌는 이야기가 있겠어 싶은...하지만 그건 내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스의 역량을 감히 낮춰본 것이었고. 알고보니 그녀의 능력치는 나의 상상을 뛰어 넘는 것이었다.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이런 저런 사람들의 사연을 읽으면서 이건 마치 연속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 같군, 매우 흥미롭고 친숙하며 연민이 느껴지는 사람들이야. 이 사람들이 어떻게 될지 정말로 궁금해 정도의 호기심으로 가볍게 시작했건만, 장면 장면이 바뀔 때마다 이 작가가 독자들을 사로잡는 노련함과 재치에 놀라움과 존경심을 보내기 시작하게 되다, 결국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한방에 그녀에게 완전히 항복하게 되고 말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책은 아마도 그간 내가 읽은 수 많은 책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일 것이라고. 어떤 사람들에겐 이 책이 사랑 이야기라는 것도 수긍하지 못할테지만서도,난 주인공들의 하나도 간지 나지 않는 사랑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난 또 생각했다. 이 책은 중년의 나이 정도는 되어야지나 이해가 가능할 것이라고 . 그래서 행복했다. 내가 중년이 된 것에. 묵묵히 살아낸 덕분에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히 알아 들을 수 있었던 것에 내 자신에게 약간은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왠지 잘 살아온 것에 대한 보상같은 느낌이었달까. 그렇지 않았다면 이 작가의 말에 전혀 동의할 수 없었을테니 말이다.

아마도 이 책은 조만간 드라마화 하지 않을까 싶다. 각색없이 그냥 책을 가져다가 드라마로 만든다고 해도 지장이 없을 것 같이 완벽하게 한 마을의 정서를 그려 놓아서 군침을 흘리는 감독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루시 바턴은 누가 맡게 될지, 올리브와의 케미는 어떻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그들의 연기는 나를 또 얼마나 울리게 될까. 어쩌면 너무도 현실 같이 만들어 져서 마주보기 힘들지도 모르지만서도, 그럼에도 그날을 기다려 본다.

이제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스의 작품에는 감히 딴지 걸지 않기로 했다. 그저 그녀가 오래 사셔서 이런 책을 간간히라도 내주셨음 하는 바람이다.내 인생의 즐거움중 하나가 바로 그녀의 책을 읽는 것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이제 나는 공식적으로 그녀의 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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