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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 다시 로크먼
벌새 감독의 강렬한 추천사와, 비닐봉지가 그려진 표지가 인상적이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푸른숲은 내가 최근 재미있게 읽은 <아버지의 사과 편지>를 펴낸 출판사라서 이번에도 큰 기대를 안고 책을 펼쳤다.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는 100명의 엄마들을 인터뷰하며 가정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차별을 낱낱이 밝혀낸다. 가정이라는 공간은 아주 개인적이고, 부부라는 사이는 밖에선 완벽하게 파악할 수 없는 미묘한 관계라지만 그렇다고 흐린 눈 하기에는 오늘날의 사회 안에서 너무도 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사건 중에 개인적이지 않은 것이 어디 있을까?
팩트를 맹신하는 이과로서, 과학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60퍼센트 정도는 여성과 남성이 자녀를 양육을 바라보는 태도가 다른 것은 천성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둘 사이의 차이가 없음이 밝혀졌다.
내 귀에도 가끔 "애는 엄마가 키워야지" "엄마랑 아빠는 다르지" 등 근거 없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답답해죽겠다. 실제 육아로 갈등하는 엄마들이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얼마나 더 화가 날까.
이 책의 부제처럼, 모든 걸 다 잘해야 하는 여자와 한 가지만 잘해도 되는 남자는 이 사회를 통해 탄생했다. 여자는 이래서~ 남자는~ 엄마는~ 아빠는~ 여성과 남성. 이분법적으로 인간이라는 복잡한 존재를 바라보는 것은 지금까지는 아주 재밌었지만, 더 이상은 지루한 명제다. MBTI 16가지 유형으로 어떻게 사람을 알 수 있냐고 말하던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람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을까요?
끝없는 갈등에 지쳐, 그래도 엄마인 내가 꼼꼼하지 등으로 버티고 있는 엄마들에게 언어를 선물하는 책이다. 강력 추천!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