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교 시절 이과를 선택한 이유는 수학과 과학을 좋아해서도 있지만, 사회 과목이 싫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지리는 내가 가장 어렵게 느끼는 과목이었는데 지도에서의 위치와 나라 이름을 연결하여 외우는 게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TㅅT 그나마 어렸을 때는 집에 지구본이며 세계지도가 있었다면 지금은 네이버 길찾기를 빼면 지도를 볼일도 없다. 여행을 떠날 때도 네이버에 ‘다낭 4월 날씨’와 같은 식으로 검색만 하면 바로 나오니까. 지도며 지리를 다시 공부하는 일은 내 생애 다시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세계지리라는 단어가 재밌게 느껴져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은 나처럼 지도가 낯설어진 어른이들을 위한 간단한 지도 보는 법, 지도를 통해 알 수 있는 국제정세, 여행자를 위한 지도로 기후 읽는 법,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와 도시 등 특별한 장소 소개를 담고 있다. 오대양 육대주를 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마치 처음 배우는 지도인 듯 하나하나 재미있게 읽었다. ‘ㅁ ‘ 특히 내가 흥미를 느꼈던 부분은 우리가 한국에서 흔히 보는 세계지도와 미국인들이 보는 세계지도 등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지도의 모습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사실인데 내가 봐온 지도의 이미지가 너무나 강렬하게 인식되었는지 다른 나라의 시각에서 본 세계와 나의 세계가 아주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고 이상하게 느껴졌다. 오늘도 나의 편협한 시각에 반성하며 (!) 오늘부터 지리 공부를 시작하겠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앞으로 좀 더 지도에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 엄마는 나에게 늘 넓게 보고 크게 살라고 말씀하시는데, 지도를 보는 일이 그러한 삶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 의미로 올해 생일 선물로 엄마한테 지도를 사달라고 해야지!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