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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k026의 서재
  • 네, 저 생리하는데요?
  • 오윤주
  • 6,210원 (10%340)
  • 2019-08-20
  • : 150
생리를 생리라고 부르는 게 아무렇지 않아진 건 불과 몇 년 전부터이다. 조금 더 어렸을 때는 생리가 왠지 작은 소리로 여자애들끼리 이야기해야 하는 주제라고 느꼈다. 남자애들 앞에서 생리통을 생리통이라 부르지 못하고, 생리혈이 바지에 묻은 경우엔 수치심에 가까운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한다. 내가 못할 짓 하는 것도 아닌데 생리를 생리라 못 부를 이유가 어디 있나.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피가 조금 새면 어떤가. 많은 여성이 주기적으로 생리를 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아는데 굳이 조심스럽게, 은밀하게 감출 이유는 무엇인가.

최소 10년 한 달에 한 번씩 생리를 경험했다. 100번이 훌쩍 넘는 숫자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생리에 무지하고 나의 생리에 무관심하다. 피임약의 원리와 효과, 복용방법도 잘 모르고, 다양한 생리용품을 경험해보지도 않았다. 불규칙하다는 핑계로 내 생리 주기를 자세히 살펴보려 하지도 않았다. 지금까지 겪은 생리보다 앞으로 겪을 생리가 더 많은 지금, 더 이상 나의 몸에 무신경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여야 하는데, 나마저도 나의 몸에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데 누가 나를 소중히 대할 수 있을까. 책에서 추천해준 생리일기를 진짜로 적어보려고 한다. 나의 생리, 나의 기분, 나의 몸을 더 알아가고 싶다. 한 달 중 일주일의 생리 기간, 일주일의 PMS,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생리를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며 지나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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