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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 이서희
  • 16,920원 (10%↓940)
  • 2026-07-27
  • : 255

*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어릴 적 동화는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권선징악의 결말과 교훈을 읽으며 책을 덮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동화는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의 추억 속으로 남겨 두었다. 

그런데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를 읽으며 그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동화는 아이들에게 교훈을 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살아가며 현실에 지친 어른들에게 더 깊은 위로와 질문을 건네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는 《행복한 왕자》, 《괴물들이 사는 나라》,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익숙한 동화들이 담겨 있다. 하지만 단순히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명언을 모아 놓은 책은 아니다. 작품 속 한 장면과 한 문장을 현재의 삶에 연결해 해석하며,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감정과 의미를 다시 발견하도록 이끈다.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작품은 《행복한 왕자》였다. 자신의 몸을 덮고 있던 금박을 하나씩 떼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달라는 왕자의 모습은 사랑이란 거창한 말보다,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마음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랑은 무언가를 소유하는 일이 아니라 조금씩 나를 내어주는 일일 수도 있다는 문장이 오래 마음을 맴돌았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도 인상 깊었다. 괴물들의 왕이 되었던 맥스가 결국 가장 돌아가고 싶었던 곳은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기다리는 집이었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진짜 그리워하는 것이 새로운 세상이 아니라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따뜻한 마음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 준다. 긴 모험 끝에 돌아온 방에서 아직 김이 나는 저녁밥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장면은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 잔상처럼 남았다.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에서는 어른이 되며 조금씩 접어 두었던 자기다움을 떠올렸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걸을 때 혼자 다른 길을 선택하는 용기,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개성을 감추지 않는 삐삐의 모습은 현실에 맞추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나는 어떤 사람이었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했던 이유는 각 작품의 마지막에 이어지는 '어쩌면 나는,'이라는 질문이었다. 동화를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가 내 삶에는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 직접 적어 보고 생각하게 만든다. 덕분에 독자는 이야기를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다시 기록하는 사람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동화가 결코 어린 시절에만 머무는 장르가 아니라는 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동화는 교훈보다 질문으로 다가오고, 답보다 위로를 건넨다. 현실 속에서 잊고 지냈던 따뜻함과 상상력, 그리고 나다운 마음을 다시 꺼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좋은 동행이 되어 줄 것이다.


책을 덮고 난 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동화 속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그곳에 남겨 두었던 마음을 다시 데리러 다녀온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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