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앤솔러지 <보다>
날개치는오리 2025/11/2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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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다
- 김남숙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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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 2025-10-30
: 1,305
* 열린책들에서 도서제공을 받고 올리는 솔직한 리뷰입니다.
열린책들에서 동사 5가지(걷다 묻다 보다 듣다 안다)를 주제로 5명의 작가들의 단편을 묶은 앤솔러지를 냈다. 이번 편은 <보다>로, 흰색 바탕에 붉은 색으로 그려진 속눈썹과 거울이 시각적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바스락거리는 겉표지 재질도 꽤 마음에 든다.)
모토부에서 언니와 언니의 남자친구 진호, 그리고 자신의 남자친구 우형과 함께 여행을 떠났던 모토부에서 일어났던 비극적인 일을 마주’보며‘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는 이야기, <이사하는 사이>처럼 자신과 똑같은 도플갱어를 물리적으로 ’보게’되는 이야기 등 보다-를 중심으로 연결된 5편의 단편선은 현대 한국문학의 추세를 잘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가들 마다의 개성있는 작품을 맛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별 세 개가 떨어지다>과 <하얀 손님>이라는 단편이 인상깊었다. 연락이 한동안 안 됐던 시골 할아버지네 과수원에 가서 일을 도와드리는데 낯선 사람의 발이 땅에 묻어있다든가 하는 느낌은 마치 습한 장마철 여름날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하얀 손님>은 이삿짐 운전기사인 주인공이 정말 말그대로 피부가 새하얀 알 수 없는 손님을 이사 목적지로 데려가는 과정에서의 이야기이다. 특이하게도 시점이 2인칭으로(‘너’로 서술됨) 서술되는데, 양선형 작가의 복잡하지만 특이한 문체가 내 취향에 맞아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볼 동기가 생겼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 바쁠 때 틈틈이 머리 식힐 겸 읽어보기 괜찮은 책이었다.
살아 있는 경우라면 누구라도 변덕을 부릴 수 있고 그래도 된다. -54페이지
무언가를 다시 할 수 있다는 말이 언제나처럼 나를 기분 좋게 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슬프게 했다. - 72페이지
내가 이렇게 슬픈 눈을 하는 것은 나의 두 마음을 응시하는 탓이다. - 98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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