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관심이 많은 저로써는 하브루타 디베이트가 뭔지 궁금했어요.
요즘 들어 '대화'와 '발표'와 같은 '말'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던 중
특히 아이들과 토론을 하고 싶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마음만 가지고 있었지 방법을 잘 모르다 보니
토론을 하고 싶어서 아이에게 말을 꺼냈다가도
진행이 미숙하다보니
아이들 이야기를 따라 샛길로 빠져
처음 토론주제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잡담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도 많았고
처음 의도한 대로 진행이 안되어 당황한 적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그렇게 흐지부지 하루하다가 말았는데요.
레시피대로만 하면 음식이 되는 밀키트처럼
토론 주제에 대한 메뉴얼이 있고
그 주제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야하는지
정확하게 이끌어주는 레시피가 있으니
그 토론을 위해 따로 검색하고 고민할 필요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어서 마음에 쏙 들었답니다.
(사실 이런 검색과 조사과정의 번거로움이 피로도로 쌓이면
처음 시작할 때는 열정적으로 시작했더라도
며칠 안가서 동력을 잃어버리고 흐지부지되거든요. 저는 늘 그랬습니다.)
1부: 하디 밀키트 사용 설명서에는
하브루타는 열린 대화로 두 사람이 짝을 지어 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디베이트는 하브루타와는 달리 정해진 규칙, 형식, 시간을 가지고 찬반 입장이 분명한 쟁점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라는 하브루타와 디베이트이 정의, 내용, 방법, 특징들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되어 있어요.
2부: 쟁점 하디 밀키트에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쟁점이 있는 (찬반의견으로 나뉘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요.
3부: 질문 하디 밀키트에는
일상에서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거나 가족들과 더 친밀한 관계를 원할 때 등 목적있는 대화를 나누고자 할 때
아이들과 해 볼 만한 여러 질문 주제들이 나와 있어요.
진짜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처럼 읽는 책이 아니고 밀키트에요.
바로 책을 펼쳐서 아이들과 토론을 해야 하는 책이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3일동안 하루에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아이들과 디베이트를 해봤어요.
이 책의 제 2부를 펼쳐놓고
음식점에서 음식 골라먹듯이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고르라고 했더니
메뉴 17. 방 정리정돈을 꼭 해야한다.
를 처음 고르더라구요.
그래서 슬쩍슬쩍 저는 이 책의 찬반 의견과 중점을 한 눈으로 봐가면서 토론을 진행했어요.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저랑 항상 방정리때문에 늘 신경전을 벌이거든요.
두 딸은 다 방정리는 해야한다는 찬성 입장이였고
제가 안해도 된다는 반대 입장에서 토론을 했어요.
오호... 재미있었어요. 반대의견이 잘 안떠오르는데 책에 3가지나 소개되어 있어서 잘 써먹었습니다.
밀키트의 장점인 것 같아요.
결국 아이들은 방정리가 어떤 일을 시작하게 해주는 동력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엉망진창인 방에서는 공부하기 싫다구요.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좋았던 주제는
메뉴 4: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였어요.
아이들의 꿈이 지구를 지키는 것이랍니다. 밤마다 지구를 건강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자요.
사실 저는 이 주제는 답이 뻔한 것 같아서 하고 싶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이 주제로 말하고 싶다고 해서 해봤어요.
여기보면 하디의 엄마가 플라스틱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집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다 버려도 어디엔가는 또 쓰레기로 쌓여 환경을 병들게 한다는
내용이 와닿았어요. 아 그렇구나 내가 안쓰고 버린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선가는 또 쌓여 또 다른 문제를 만드니 어차피 써야하는 이미 만들어진 플라스틱을 안쓰려는 노력이
오히려 더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왜냐면 이미 만들어진 것들이 지구에서 사라지지는 않으니까요.
플라스틱 대체품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이미 만들어진 플라스틱을 가정내에서 재활용하는 것과
플라스틱 쓰레기를 잘 분리배출해서 어디선가 다시 재활용되도록 하는 편이
오히려 이 지구상에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들어내지 않게 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뻔하다고 생각한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해결법이 저의 짧은 생각이였구나 깨달았습니다.
덕분에 아이들과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한 가정이 될 것 같습니다.
하루에 하나씩 가볍게 소화해보겠어요^^
이 책은 아이들과 토론과 대화를 재미있으면서 깊이있게
그리고 쉽게 나누고 싶은 부모님들이
책을 옆에 두고 커닝하듯이 슬쩍슬쩍 책을 보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아주 실용적인 책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