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시대>를 읽고
medisea 2025/07/1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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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연시대
- 황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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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 - 2025-05-01
: 173
황혜란 작가의 첫 산문집 <조연시대>는 총 5부로 나뉘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험난했던 가족과의 삶과 작가로 살고 싶은 그녀의 현재와 소망을 담고 있다.
그녀에겐 4살의 어린 나이에 교통사고로 죽은 오빠가 있었다. 이 사실은 결혼 후 첫아이를 낳고 알게 되었다고 한다. 평범했던 친정엄마는 어느 날 무당이 되었다.
결혼하기 전까지 그녀의 삶은 친정엄마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젊고 능력있던 엄마는 건물도 짓고 땅을 사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부를 이루었지만, 작가가 23살이 되던 해에 신을 모시는 무당이 되어 집을 떠났다.
"내 나이 스물셋, 엄마가 무당이 되겠다고 했을 때, 나는 엄마의 상황에 대해선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만 무당이 된 엄마를 부끄러워할 내 생각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의 주인공 완이를 보며 깨달았다. 완이가 엄마의 대장암 선고 앞에 엄마의 걱정이 아닌 자신과 연인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는 죄책감으로 자신의 따귀를 수없이 내리치는 장면을 보았다. 나의 마음은 완이와 한 치도 다름없었음을 이제야 고백한다..... (중략)..... 앞에 수식어처럼 붙게 된 '무당의 딸'이라는 말이 치가 떨리게 싫었다. 난 그저 나이길 원했다. 튀고 싶지도 바닥을 기고 싶지도 않은 보통 그 언저리 어디쯤의 삶이길 바랐다."
그녀는 눈물과 한탄으로 얼룩진 무능하고 우유부단한 아버지를 대신해 집안을 돌보는 장녀가 되어야 했고, 취업 원서에 부모의 직업을 어찌 써야 할지 혼란스러울 만큼 어렸다. 한동안은 부끄럽고 창피해 하며 그레이스 봉고를 모는 슈퍼가게 아가씨로 살았고, 무당이 된 엄마와 바퀴벌레가 들끓는 천호동 구옥에서 가난한 무당의 딸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거운 장녀로 살았다. 엄마가 무당이어서 연인과 헤어져야 했고 엄마의 직업은 이별의 무기가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K-장녀였고 마음의 크기가 큰 딸이었다. 무당인 엄마의 직업이 치가 떨리도록 싫었어도 "늘 엄마 법당에 가서 때맞춰 절을 올리고 돈을 놓아 드리고 동자에겐 과자를 사다 받쳤다. 믿음이 아니라 가족에 대한 도리였다."
고되고 힘들었던 젊은 시절을 보내고 좋은 남편을 만나 현재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친정엄마를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다.
"딸인 나조차 무당으로서의 삶이 어떤지 깊게 알 수 없다. 엄마가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엄마는 그저 엄마니까."
"어리고 지금보다 젊었을 때 구부러진 엄마의 삶에 분노하고 매몰차게 한 적이 많았다. 경외와 멸시 사이에 존재하는 무당처럼 엄마는 내게 전지전능한 신과 실패하고 제멋대로인 인간 사이 어디쯤에 자리하고 있었다. 내가 갈지자로 인생을 널뛰기하며 살았듯 엄마 또한 그러했으리라."
자신을 찾아 갈지자로 헤매던
과거의 젊고 씩씩했던 황혜란은
50을 바라보며 또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조연시대의 자체발광 빛나는 조연으로
자신의 색을 또렷하게 발하는
존재.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황혜란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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