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양치기의 편지라는 제목이 주는 아련한 몽실몽실함이 이 책을 고르게 했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직감만으로 선택해서, 심지어 겉표지까지 없이 발가벗겨진 상태의 책을 접했던지라 처음부터 내내 잘못된 오해 위에서 읽어나갔다.
시골에서 평생 양만 치며 공부와는 담 쌓고 선생들에게는 말썽을 피우고 그나마 학교도 중퇴했던 반항아 양치기는 절반쯤 읽다 보니 뒤늦게 깨달음을 얻어 옥스퍼드에 진학하시어...
어쩐지 쓰는 단어며 글의 흐름이며 보통 배운 사람이 아닌데 싶었더니 이거 몰라봤수다 하며 사과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
여름부터 시작해 계절별로 총 4챕터로 이루어진 구성의 묘가 돋보였다. 작가의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며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양치기들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구별이 무어 그리 중요했을까,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혔다.
기승전결을 따라가는 재미와는 다르고 큰 기복도 없지만, 산업사회의 부품이 되어 살아가는 나 같은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역할에는 아주 충실한 책이었다.
'자칼도 울고 갈 정도였다' 같은 판에 박지 않은 번역이 좋았고 오타는 별로 없는 편이었다.
초판 1쇄 기준
44쪽 4줄
유심해 -> 유심히
164쪽 21쪽
보콤브 -> 보컴(오타라기보단 표기법)
195쪽 마지막줄
느긋한가보라 -> 느긋한가 보다
222쪽 11줄
들이키며 -> 들이켜며
230쪽 8줄
깍은 -> 깎은
235쪽 마지막줄
두시간 -> 두 시간(띄어쓰기)
299쪽 4줄
급격이 -> 급격히
363쪽 16줄
귀속 -> 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