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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스님의 서재
  • 악어 프로젝트
  • 토마 마티외
  • 13,500원 (10%750)
  • 2016-06-01
  • : 6,290

최근 페미니스트 책에 관심이 있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지내던 중, 트위터에서 칼럼니스트 겸 작가인 곽정은 씨가 책을 추천했다. 그게 '악어 프로젝트'다. 온라인 서점에서 소개 글을 보고 읽어 보는 선택도 좋을 것 같아 구매했다. '악어 프로젝트'의 주제는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길거리 성폭력이다. 읽기 전 머릿 속에서는 프랑스가 한국보다 여성의 권리와 자유가 높은 나라라고 생각 했었다. 선진국이니 남녀불문하고 사람으로서의 권리가 지켜지는 수준이 높을 거라고. 하지만 이 책의 만화들을 읽어 가면서 프랑스에 가진 여성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예측이 산산조각 난다. 책에서 표현되는 일들은 저자 앞으로 온 사연들이다. 즉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쉴 새 없이 놀랐다. 농담을 가장한 저급한 말을 면전에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화가 나고 믿을 수 없었다. 생각하는 상태가 정상이 아닌 부류라고 느끼는 악어 천지였다. 프랑스 사회에 뿌리 깊게 존재하는 길거리 성폭력에 대한 직면을 경험했다. 길거리 성폭력의 현실을 그대로 알 수 있다는 것은 '악어 프로젝트'의 큰 장점이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이자 구성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길거리 성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메뉴얼이다. 만약 길거리에서 책에 나오는 비슷한 상황과 마주한다면 심장박동은 자연스레 빨라질 것 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하지만 이 심장박동과 동시에 우리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메뉴얼 숙지 유무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 나는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그래서 이 메뉴얼은 앞으로 나를 비롯한 여성들이 예고도 없이 겪을 수 있는 저급한 행동에 대비할 수 있는 좋은 지침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나는 내 주변에 존재하는 성폭력을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성폭력은 언제나 나의 곁에 있었다. 부끄럽지만 성희롱을 포함한 성폭력을 듣는 나는 그들의 반복되는 말과 행동에 무뎌져 있어 성희롱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넘어갔는지도 모르겠다. 학창시절, 교실에서 거리낌없이, 눈치도 없이 여학생들의 얼굴을 평가하고 심지어 면전에서도 그 이야기를 꺼낸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한 성희롱일 뿐.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도 물론 존재한다. 생각해보니 정말 끔찍하다. 이렇게 마주보기조차 어려운 상황들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 지 혼자서 생각해본다. 지금의 여성들도, 앞으로 여성들도 길거리 성폭력으로 무장한 악어들에게 당할 권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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