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책이 있어 즐거운 공간
  • 인어가 잠든 집
  • 히가시노 게이고
  • 19,620원 (10%1,090)
  • 2019-02-28
  • : 11,084

'히가시노 게이고'가 2015년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발매 한 달 만에 27만 부가 팔렸고, 2018년 5월에 발간된 문고본은 6개월만에 54.8만부가 팔렸다. 

내가 읽은 책은 출판사 <재인>에서  2019년 2월에 초판이 인쇄되었다.

그동안 '히가시고 게이고'의 소설은 미스터리를 많이 읽었는데, 가끔씩 읽는 본격 미스터리가 아닌 작품들에서는 가슴 뭉클해지는 작품들이 많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사망 후에 그의 작품들을 읽다보니 미처 읽지 않았던 좋은 작품들을 접하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린 학생이 수영장 배수구에  다리가 빠져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인어가 잠든 집>은 이런 이야기로 시작한다. 

 IT기업을 경영하는 가즈마사의 딸은 7살에 수영장의 배수구 철망에 손가락이 빠지는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가 된다.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지만 이미 뇌의 작용은 거의 없는상태이다. 의사는 조심스럽게 부모에게 뇌사 판정을 받을 것인가를 물어 본다. 뇌사 판정은 2차례 이루어지는데, 뇌사가 확정되면 장기 기증이 가능해 지게 된다.

일본에서는 장기 기증법이 개정되면서 15살 미만의 장기 기증도 가능하게 됐다. 

가족의 불행 앞에서 이런 결정을 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의사는 가족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 하지만..

가즈시마와 가오루코는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이혼을 할 것을 전제로 별거중이다. 그러나 딸의 사고 앞에서는 한 마음이 될 수 밖에 없다. 

누군가 아픈 어린이를 위해서 딸의 장기를 기증할 것인가, 아니면 딸의 연명치료를 끝까지 할 것인가.

가족들은 미즈호와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로 하는데, 부모가 딸의 손을 잡는 순간 미세한 움직임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부모는 미즈호의 치료를 하기로 한다. 마침 아버지의 회사는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 (BMI)기술로 뇌, 경추 손상 환자에게 뇌에서 보내는 신호로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에 그 방법을 미즈호에게도 사용하기로 한다. 그런데 그 기술은 뇌가 살아있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치료이다. 

그래도 회사에서 개발 중인 프로젝트를 이용하여 숨을 쉴 수 있고, 장치를 몸에 연결하여 의식은 없지만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한다. 엄마는 딸의 치료를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 이식 수술은 '선의'라는 베품을 받는 것이지 요구하거나 기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뇌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간병을 계속하는 사람들을 비난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 아이 부모에게는 아이가 살아있다고 여겨질 테니까요 그 또한 소중한 생명이 아니겠습니까 " (p. 321)

미즈호의 남동생, 초등학교 입학식에 휄체어를 탄 누나를 데리고 가는데, 이 사건은 아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죽은 시체를 데리고 입학식에 왔다는 놀림을 당하면서 동생인 이쿠토는 점점 사람들과 멀어지게 된다. 

가족들도 점점 힘들어지면서 딸을 지키겠다는 엄마는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된다. 딸의 상태가 나빠지게 되면서 뇌사 판정을 받기로 한다. 그래서 미즈호의 장기는 몇 아이들에게 이식된다.

이 소설의 초반에 나오는 남자 아이, 미즈호가 눈을 감고 휄체어에 있는 모습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꼈던 그 이이는 미즈호의 심장을 이식받는다. 

그리고 그 아이는 예전에 살던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그 때의 기억을 더듬어 잠든 인어 아가씨같은 소녀의 집을 찾는다. 그 때에 그 이아는 집은 허물어진 빈터이지만 그곳에서 퍼지는 장미향을 맡게 된다.

" 막상 가 보니 저택은 사라지고 없었다. 건물도 담장도 대문도 사라지고 공터만 남아있었다. 아주 조그만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순간적으로 그 저탱이 환상이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소고는 한숨을 내쉬며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디선가 장미향이 풍겨 왔다. 또 그러네, 하면 걸음을 멈췄다. 수술 후로 자주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장미는 보이지 않았다.

소고는 가슴에 살며시 손을 댔다. 장미향은 이 심장의 원래 주인이 가져온 것 아닐까. 그리고 확신했다. 내게 소중한 생명을 준 아이는 깊은 사랑과 장미향에 둘러 싸여 행복했을 거라고." (p.p. 506~507)

마지막 문장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여기에 적어 본다.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뇌사 판정, 미즈호는 사고 후에 단 한 순간도 눈을 뜨지 못했다. 그러나 엄마의 지극한 정성과 병간호 때문인지 3년 몇 개월을 더 살 수 있었다. 어쩌면 깨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끝까지 자식을 지키려는 마음은 엄마의 자기 만족일 수도있고, 엄마의 아집일 수도 있다.

당해 보지 않으면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것이 병간호가 아닐까. 끝까지 자식을 지키려는 마음과 누군가 아픈 아이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마음이 공존하는 엄마의 마음. 그래도 심장 이식을 받은 소고라는 아이가 기억하는 미즈호의 아름다운 기억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