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흘림 기둥 속으로 들어간 아이>의 동화작가인 정임조와 그림을 그린 박성은의 동화책으로 <신라로 가는 마지막 기차>가 있다. 그동안 경주를 갈 때에 이용했던 불국사 역이 없어지고 지금은 경주 외곽에 신경주 역이 생겼다.
약 100년간 경주를 찾던 사람들이 이용하던 불국사 역이 문을 닫는 날 이른 아침에 그 마지막 순간을 같이 하기로 한 불국사의 다보탑에 앉아 있던 돌사자, 석가탑의 꽃돌방석, 극락전 처마 밑에 숨어 있던 황금돼지, 마당 귀퉁이 달려 있던 운종은 마지막 열차를 보기 위해서 불국사 역으로 향한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이 담긴 동화, 어린이들에게는 불국사 역의 역사와 경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동화이다.
<배흘림 기둥 속으로 들어간 아이>의 책표지를 보는 순간 <신라로 가는 마지막 기차>가 떠올랐다.
<배흘림 기둥 속으로 들어간 아이>에는 아주짧은 동화 5편이 담겨 있다.
* 배흘림 기둥 속으로 들어간 아이 : 몸이 약하고 외로운 한수 이야기
* 무인 문구점 지우개 똥 : 말을 더듬는 씩씩할 레마 이야기
* 씨짜오, 씹짜오: 솔직하고 사랑이 넘치는 엄마를 그리워 하는 소운이 이야기
* 깜짝 놀랄 사이 : 새침떼기 이지만 다정한 시아 이야기

* 빛나라, 어둠 : 상처를 견디며 성장하는 은별이 이야기

이렇게 5편의 단편 동화에 나오는 아이들은 성격도, 생김새도, 자라고 있는 환경도 모두 다르다. 그러나 5명의 아이들은 순수하고 맑고 깜찍한 아이들로 꿈이 많은 아이들이다.
첫 번째 동화인 <배흘림 기둥 속으로 들어간 아이>는 엄마 없이 아버지와 함께 사는 몸이 약한 한수가 주인공이다.
대목장인 아버지는 집을 짓는 일을 하다가 다쳐서 팔이 뒤틀렸지만 그 누구 보다도 유능한 목수이다. 아들이 한수 역시 꼬마 목수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들은 살던 집을 떠나서 소백산으로 들어가 절을 짓는 일을 한다.부처님이 계실 집을 짓는 일이라 그 어떤 집 보다 정성이 더 들어간다. 공사가 계속되면서 한수는 외롭고 몸이 아파서 집에 돌아 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런데 아빠는 절을 지을 목재를 다루던 중에 무늬가 특별한 나무를 다루게 된다. 나무의 무늬를 따라 나무가 품은 결을 살리기로 한다.
흘러가는 강물처럼 출렁거리는, 산봉우리처럼 솟은, 초가 지붕처럼 둥근 나무 결. 무늬 결을 살려 지은 절이 바로 무량수전이다. 숫자가 끝이 없다는 뜻을 가진, 간절히 기도하면 숫자가 끝이 없을 만큼 오래 산다는 무량수전.
무량 수전의 배흘림 기둥을 생각하고 쓴 동화인데,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는 문화유산에 대한 생각과 함께 무량수전 건축에 관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유익한 단편 동화이다.
그밖의 4편의 단편 동화 중에
' 무인 문구점 지우개 똥'은 6살이 훨씬 넘었지만 말을 더듬는 레마가 무인 문구점의 주인이 만든 로봇 골치를 통해 노력하면 자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씨짜오 씬짜오'는 베트남으로 간 엄마의 마지막 말인 '씨짜오'가 '사랑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엄마가 남긴 말은 '씨짜오'가 아닌 '씬짜오' 즉 안녕 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과 이별을 알아 가는 과정의 이야기라 마음이 짠하다.
'깜짝 놀랄 사이'는 서로 다투던 아이들이 결국 가까운 존재임을 깨닫는 동화이고 , '빛나라, 어둠' 은 좋아하는 마음과 두려운 마음의 복잡한 감정을 잘 표현한 동화이다.

출판사 '책고래아이들'의 동화를 여러 권 읽었는데, 아이들의 마음을 살펴서 잘 표현한 동화들이 많아서 아이들에게 유익하게 읽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