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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있어 즐거운 공간
  • 긴긴밤
  • 루리
  • 11,250원 (10%620)
  • 2021-02-03
  • : 146,318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 코뿔소와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의 이야기가 이렇게 마음 깊이 다가올 수가 있을까!
코뿔소 노든이 자신이 코끼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코끼리 고아원에 있는 코끼리들은 코와 귀가 자라는데 자신에게는 코에 뿔이 있기 때문이다. 코끼리 고아원의 코뿔소는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코끼리들과 어울리면서 평화롭게 살고 있다. 어느날 까마귀는 어딘가에 노든과 같은 코뿔소들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
그래서 노든은 이곳을 떠나 코뿔소들이 있는 곳으로 가기로 한다. 
안락함 보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서....
노든은 넓은 세상에서 마음껏 뛰놀면서 아내와 딸을 갖게 된다. 이런 행복은 인간들로 인하여 무너진다. 아내와 딸은 인간의 총에 희생되고 노든은 파라다이스 동물원으로 오게 된다.
긴긴밤을 악몽에 시달리는 노든은 코뿔소 앙가부를 만나서 다시 행복을 찾게 되고 인간의 복수를 위해서 동물원을 탈출하기로 한다. 그런데 또다시 인간에 의해서 앙가부는 희생되고....


노든에게 다시 다가오는 펭귄 치쿠와 윔보는 버려진 펭귄알을 부화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동물원에 화재가 나고 이런 혼란 속에 동물원을 탈출한 노든의 곁에는 펭귄 알이 든 치쿠가 함께 한다. 함께였기에 견딜 수 있었던 긴긴밤들. 


노든과 치쿠는 펭귄알과 함께 바다로 향한다. 힘겨운 날들을 견뎌 내던 치쿠는 죽지만 펭귄 알은 부화되어 다시 바다를 찾아 나선다. 아빠가 된다는 것, 반드시 바다를 찾아 가겠다는 신념. 노든은 아내와 딸 그리고 앙가부를 희생시킨 인간들에 대한 복수심과 자신의 뿔이 잘린 상실감 등으로 인간에 대한 복수심을 갖고 있는 반면에 인간들 중에도 자신을 치료해 주고 돌봐준 고마운 인간도 있음을 알게 된다.


자식도 아닌 펭귄 알의 부화와 바다를 찾아 주려는 열정은 노든의 삶의 여정과도 같다.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은 약 13페이지에 걸쳐서 그림만 그려져 있다. 열린 결말이라고 할까.


이런 부분은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토론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긴긴밤>은 제 21회 문학동네 어린이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심사평을 보면,  " (...) 귀여운 동물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화도 아니다. 어떻게 해도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지만, 그래도 정의해 보자면 이것은 늙은 코뿔소와 어린 펭귄의 로드 무비이다. 둘의 걸음에는 고통이, 슬픔과 분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붙잡아야만 하는 희망과 오늘이 있다. 길 위에, 듬성하고 촘촘한 둘의 기우뚱한 발자국에, 이 모든 것이 아로 새겨져 있다. " (심사평 중에서 p. 140)


코뿔소 노든과 펭귄 치쿠 그리고 어린 펭귄의 이야기는 그들이 느꼈을 긴긴밤 보다도 더 긴긴밤이 되어 마음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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