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소설이 아닌 여행 에세이인 <여행자 하이델베르크>이다. 당시 나는 여행 에세이에 꽂혀서 이 책, 저 책 여행 에세이를 읽던 중에 읽게 된 책이었다.
그 책을 읽은 후에는 여행자 시리즈를 먼저 읽고 김영하의 소설들을 읽기 시작했다. 김영하의 대부분의 책을 읽었는데 <호출>은 지금까지 읽지를 못했다.
이 책에는 김영하의 초기 작품들인 단편소설이 11편 실려 있다. 1994년 11월부터 1997년 7월까지 쓴 소설들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대적 배경이나 작품 속에 의도적으로 넣은 광고 문구, 게임, 소품들의 이야기는 그 시대에 살지 않았으면 공감할 수 없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시대적 배경으로는 운동권 이야기, 살인범 이야기, 총기 난동 등이 있다.
작가는 이 책에 있는 단편소설인 <거울에 대한 명상>으로 1995년에 계간 <리뷰>를 통해 등단한다.
김영하는2022년에 복복서가에서 개정판을 낸다. 그는 '개정판을 내며'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마치 이십오 년 전의 나를 찾아가는 시간 시간 여행을 하는 것과도 같았다." (p. 303)
" 소설이 뭔지를 배운 적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일단 써나가기 시작한 " (p. 302) 소설들이라고 말한다.
"어떤 장면에서는 얼굴이 붉어졌고, 어떤 장면에서는 놀랐고, 어떤 장면에서는 이해기 잘 되지 않았다. " (p. 302)
25년 전의 작품을 다시 읽는 작가가 느꼈을 생각이기도 하지만, 김영하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인 나도 느꼈던 생각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낯 뜨거워지는 독자들도 많았으리라.
** <호출>에 실린 작품 세 부류 **
1. '거울에 비친 나'를 탐색하는 이야기들
2. 자기 파괴 충동이 강력하게 지배하는 이야기들
3. 내가 믿고 있던 가치가 무너질 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흔적이 남아 있는 소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