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가 살아가면서 정말 필요할 힘이 무엇일지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스스로 자기 하루를 돌아볼 수 있는 힘, 잘한 일과 아쉬운 일을 구분해 보는 힘, 마음먹은 것을 꾸준히 이어가는 힘 같은 것들 말이죠. 어른이 아이에게 계획을 세워 해야할 일을 알려 주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아이가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보는 시간은 하루 중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면, 의외로 그리 많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기록이 바로 그 빈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록은 단순히 글을 쓰는 습관이라기보다, 지나가 버릴 하루를 붙잡아 다시 바라보게 하고, 말로는 금세 흩어질 마음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남겨보는 일에 더 가깝다고 느껴요. 얼마전 임호 선생님의 신간 <하루 15분 초등 기록의 힘>의 추천사에 실린 "글은 시간을 저장하는 일을 합니다"라는 문장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가 쓴 짧은 한 줄에도 그날의 감정과 선택, 망설임과 다짐이 고스란히 남을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마침 '기록'에 대해 이런 저런 고민이 많을 즈음에 <하루 15분 초등 기록의 힘>의 출간 소식을 접했습니다. 바빠도 너무 바쁜 요즘 초등학생들의 기록이기에 '하루 15분'이라는 말이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이 정도라면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책을 읽어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기록을 잘하는 아이를 만드는 기술을 이야기 하기보다, 기록을 통해 아이가 자기 삶을 조금씩 정리하고 조절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에 더 가깝습니다. 임호 선생님의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한 '데일리 리포트'를 활용해 오늘 하루의 밀도를 돌아보고 습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다듬어 온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또한 메타인지, 자기주도력, 사회정서처럼 교육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들을 어렵게 설명만 하고 지나가지 않고, 실제로 아이들이 활용해 볼 수 있는 템플릿으로 풀어낸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교실이나 가정에서 적용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하루를 관리하는 힘을 넘어 아이와 어른(학부모나 교사) 사이의 신뢰 관계를 만들어가는 방법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여러 사례를 통해 자세히 보여줍니다. 그래서 저는 하루 기록이야말로 아이의 생활을 한자리에서 돌아보게 해주는 도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의 경우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은 내용은 "우선 순위"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안그래도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우선 순위! 우선 순위!"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막상 '지금 당장 급한 일'이라는 설명 외에 우선 순위에 대해서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우선 순위를 판단할 때는 이런 기준을 두고 생각하면 된다고 조언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드백 실제 사례와 저학년/고학년으로 구분한 템플릿 등은 정말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이것을 그대로 쓸 수도 있고, 각 가정의 환경에 맞게 수정해서 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장 마지막 장은 선생님과 학생들, 선생님과 학부모들의 상담 내용이 자세하게 실려있어 두근두근하며 읽기도 했습니다. 아이도 부모도 모든 일이 인생 처음 있는 일이라 헤맬 수 있을 상황에서, 기록을 통해 건강한 하루 돌봄을 지원하고 지지해주는 선생님을 만나는 일은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정말 바쁜 요즘 초등 친구들의 슬기로운 하루 생활을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지 고민 중인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출판사의 서평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