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에 신간그림책 소식을 보다가 정말 재밌는 제목의 그림책을 만났어요. 바로 박지우 작가의 그림책 <나무주연상>입니다. 창비그림책상을 받은 수상작이라고 하는데, 심사하는 분들도 이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일지 않았을까 싶어요.
"나무주연상!"하고 소리내어 말해보세요.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죠. 해마다 개최되는 영화나 드라마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꼭 있기 마련이잖아요. 흔히 들어본 말인 남우주연상에서 나무주연상을 떠올리다니 색다른 재치를 가진 작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무시상식이 열리기 전, 나무들은 각자 시상식을 준비하느라 바빠요. 후보에 오른 나무도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시상식을 이끌어 갈 사회자 나무도 나름의 준비를 하죠.

나무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시상식장에 입장하면서 나무시상식이 시작됩니다. 레드카펫을 걸어 들어오는 나무들은 그 나무 나름의 특징이 살아있어요. 순간 불어오는 바람에 휘날리는 버드나무 잎이라니 말이에요.😂


버드나무와 향나무의 사회에 따라 축하 공연으로 시작된 시상식을 함께 보다보니 어느새 나무 주연상의 후보를 알아볼 순서가 되었어요. 작년의 수상목은 소나무였나봐요. 한결같은 푸르름으로 전년도 나무주연상을 수상한 소나무가 나와서 나무주연상 후보를 소개하기 시작합니다.

올해의 나무주연상 후보 넷을 공개합니다!
1번 후보는 매화나무, 2번 후보는 느티나무, 3번 후보는 은행나무, 4번 후보는 감나무인데요. 각 나무가 나무주연상을 받을만한 나름의 이유들이 있는지라 누구 하나를 뽑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림책을 함께 본 첫째 어린이는 느티나무가 나무주연상을 받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이유를 물으니 자신이 심사위원이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쉼터가 되어준다는 점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을 것 같다고 합니다. 과연, 그림책 이야기 속에서는 느티나무가 올해의 나무주연상 수상목이 되었을까요? 아니면 다른 후보들이 상을 받았을까요? (그림책에서 확인해보세요.👀)


시상식이 끝나고는 나무들이 저마다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누군가의 노래를 들어주는 나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도록 가지를 내어주는 나무, 동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나무, 행복한 시간을 상징하는 나무 등 우리 주변에는 저마다의 역할을 그 자리에서 묵묵히 하고 있는 나무들이 참 많네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을 뒷면지에는 나무주연상 명예의 전당이 마련되어 있어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영화배우들의 핸드프린팅이 있는 것처럼 여기엔 나무주연상을 수상한 나무의 나뭇잎이 전시되어 있답니다. 각기 다른 모습을 가진 나무를 구분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나뭇잎이잖아요. 오래 전부터 팬심으로 지켜본 한수정 선생님의 나뭇잎들이 생각나기도 하고요.
우리 주변에서 늘 만날 수 있는 초록(때로는 노랑, 때로는 갈색, 때로는 빨강)이지만, 그렇기에 우리에게 주연이 되어본 적은 없었던 나무들의 "나무주연상"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나보세요! 아마도 올해의 끝자락에는 우리도 나무주연상 시상식을 열어야 할지도요.
※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활용하고 주관적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