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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몽상가
  • 히끄네 집 (양장)
  • 이신아
  • 13,320원 (10%740)
  • 2017-10-20
  • : 4,512

빵실한 얼굴에 새하얀 털, 짤뚱한 다리를 자랑하는 히끄 사진을 보며
'세상에, 어쩜 이렇게 귀여운 생명체가 다 있나' 싶어 한참 들여다보았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히끄의 생김새에 반해 책을 골랐다.



그러나 정작 책을 읽을 때는 히끄의 모습보다는
털이 히끗히끗할 정도로 더러워서 이름을 히끄라고 붙여주었다는
고양이의 길거리 생활 사연,
히끄와 히끄 아부지인 이신아 작가의 제주도 정착기 쪽에 좀더 눈이 갔다.
그들의 사연을 읽을수록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었다.

비쩍 마른 볼품없는 모습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오던 히끄와
앞으로의 삶을 정하지 못해 방황하던 이신아 작가가
서로를 만나고 의지하며 하나의 가족이 되는 사연은
'인연'이라는 단어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
히끄를 만나기 전에는 정착이라는 것도, 계획이라는 것도 딱히 없는 것처럼 굴던 저자는
히끄를 만나고 좀더 안락한 삶을 꿈꾸기 시작한다.
게스트하우스 스텝용 다락방에서 스테이오조라는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어
히끄와 공동의 삶을 꾸리기까지 스토리는
한 편의 성장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부족한 두 생명이 모여 완벽한 하나가 되는 순간을 엿본 기분이 들었다.

하나의 생명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을 함께 살아야 하는데
그 기간 동안 내 삶 또한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 생명을 거두어들이기로 했다면,
거기에는 분명 특별한 기운이 작용했을 테다.

나와 우리 고양이들은 어떤 운명으로 만났을까.
서로의 인연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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