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진은 팔체질 진료의 시작이다. 맥진으로 체질을 감별해야 치료방법이 결정되니 당연한 것이다. 팔체질 이론에 관하여 아무리 많이 안다한들 맥진이 안 된다면 그는 하수일 뿐이다.
이렇게 중요한 맥진법에 관하여 팔체질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한의사가 배우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팔체질에 관심을 가지고 임상에 적용해보려 하는 한의사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대부분이 맥진의 장벽에 막혀 포기해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맥진의 오류가 무엇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심지어는 자신의 문제점을 팔체질 자체의 문제로 돌려 자신을 정당화시키기도 한다. 자신이 하는 맥진의 문제점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도 없고 책도 없으니 이러한 결과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아는 사람이 없어서 팔체질 맥진을 배우지 못하다는 것은 핑계가 되어버린 것 같다. 이 책의 등장으로 말이다. 이강재 원장의 20년 소중한 맥진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물론 이 책을 읽자마자 맥진의 고수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맥진을 수련하는 과정에서 겪는 문제에 관하여 적어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알려줄 수 있는 책이 존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팔체질 맥진에 초심자라면 이 책의 가치를 잘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 맥진의 어려움을 느끼고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의 고마움을 절실히 느끼리라 본다.
인천광역시 맑은숲 동의보감한의원 원장 김병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