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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조잉님의 서재
  • 소년을 읽다
  • 서현숙
  • 11,700원 (10%650)
  • 2021-01-25
  • : 3,709

지난 달 사계절출판사 인스타그램(사계절출판사(@sakyejul)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에서 #소년을읽다 가제본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피드를 보게됐다. 국어 선생님이 소년원에 갔다고?

문득 10년 전, 안양에 있는 소년원에 방문했던 때가 생각났다. 대학생시절, 교내 성평등상담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그때 우연히 상담실 교수님 한분과 여성학과 대학원생 몇분과 함께 안양에 있는 소년원에서 인문학강의를 하는 한국연구재단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다. 처음에는 강의에 사용될 교재를 디자인하고 편집하는 업무를 맡았는데, 하반기에 우연히 강의의 진행을 돕는 멘토로 참여하게 되어 일주일에 한번씩 소년원에 있던 친구들을 만났었다. 그때의 경험은 (그땐 비록 잘 몰랐지만) 나에게 여러모로 충격 아닌 충격(?)을 주었고, 지금까지도 내 삶에 잔잔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내용일지 너무 궁금하고 읽어보고 싶어서 서평단 지원을 했고, 감사하게도 서평단에 선정되어 왼쪽의 가제본 책을 받아 미리 읽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어제 25일에 발간된 1판1쇄의 따끈따끈한 새 책을 받았다.(고맙습니다:)


목차를 보고 놀랐던 건, 10년 전 내가 만든 워크북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챕터로 나누었기 때문이다. 서현숙선생님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셨을까? :)

나도 소년원에 가보기 전엔 무서운 애들만 있는 곳 아닌가? 대체 얼마나 나쁜 짓을 했길래 여기 와있는 거지? 싶기도 했었는데, 막상 그곳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시간을 나누다보니 많은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청소년기의 일탈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사회구조적인 문제아닌가,하는 생각에 다다를 때 즈음 프로젝트가 끝이났던 걸로 기억한다.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힘은 '사람'이다."라는 작가의 말로 시작하는 이 책에는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애정,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오롯이 담겨있다. 한장 한장 읽다보면 웬지모르게 코끝이 찡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따뜻한 문체로 읽기 쉽게 적혀있어 청소년드라마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 소년원의 친구들도 그러하길.. 인생에서 소년원에 있는 시기가 가장 혹독한 겨울이라면 얼른 따뜻한 봄이 오길 기도하며, 비올 때 우산을 씌워주고 추울 때 따뜻하게 손잡아주는 그런 역할을 사회와 어른들이 해주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10년 전 내가 만났던 그 소녀들도 지금쯤 어엿한 성인이 되었겠지? 책을 다 읽고 나니 문득 그들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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