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인문사회를 전공했던 탓에(?) 그동안 인문사회쪽 서적에만 관심이 많았었는데 최근에서야 경영경제나 재테크 분야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80년대 중반에 태어난 '밀레니얼세대'로서 요즈음 흔히들 말하는 '헬조선'을 살아가며 다행히(?) 3포세대 가 되지 않고 결혼, 임신, 출산까지 하긴 했지만 경력단절 여성이 되었다. 30대 중반을 지나고 있으니 다가오는 중장년기를 어떻게 대비해야할지 걱정이 되기 시작하면서 지금이라도 경영경제, 재테크 분야를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국내 최강 이코노미스트 두분, 홍춘욱 박사님과 박종훈 박사님의 대담으로, 총 7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초판 한정 특별부록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부동산 투자 전략노트"도 함께 받을 수 있었다.
사실 경제관련 도서는 그간 큰 관심을 두지 않아서인지 어렵게 느껴지거나 재미없는 책들도 많았었는데 이 책은 대담을 풀어놓은 책이라 읽기가 쉬웠고 중간중간 그래프와 통계자료가 적절하게 삽입되어 있어서 이해를 도와주었다. 생각해보면 취업준비할 때 진짜 힘들었었는데 왜 그랬었는지 이 책을 읽으니 이해되는 부분들이 많았고 공감되는 부분들도 많았다.
Chapter 1 한국의 밀레니얼은 왜 이토록 힘들어졌을까?
숙련편항적 기술 진보시대에 공급과잉으로 대졸프리미엄은 떨어지고 결국 졸업장보다는 숙련편향적인 기술을 지니고 있는지, 더 나아가 쉽게 습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또한 철 지난 경제구조(청년 실업률의 증가, 비정규직의 비율 증가, 임금 격차 심화)도 문제이다.
Chapter 2 밀레니얼의 일자리는 어디로 갔을까? : 세대교체 지연
노동시장의 세대교체가 더딘 까닭은 정부 정책(정년 연장), 시장 내부적인 것(밀레니얼 세대의 제조업 기피/60-70대 노년층이 계속 일하는 현상) 그리고 현행 복지제도(은퇴시기와 연금 수령시기가 달라 크레바스가 발생) 때문이다. 공대생은 부족하고 문과생은 남아도는 "일자리 미스매치"현상도 문제이지만 공학계열을 늘리는 것이 해법은 아니며, 노동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외국인 노동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 어떤 세대보다도 밀레니얼 세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hapter 3 경제구조는 어떻게 재편될까? : 기술혁신과 일자리 변동
앞으로는 기술 혁신이 밀레니얼 이코노미를 좌우할 것인데 이 챕터에서는 기술이 국내 산업 전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한다. (제조업, IT산업, 금융업, 교육산업, 유통업) 지금과 같이 급변하는 시대에는 전략적인 일자리 선택이 전 생애에 걸친 소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더욱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단순히 인구구조의 변화가 노동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거라고 이해하고 예측하면 안된다. 중앙정부가 지속적으로 청년층의 소득 증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원 방식을 고민하고 움직여야 할 것이다.
Chapter 4 밀레니얼 이코노미의 떠오르는 쟁점들
밀레니얼 세대에게, 앞으로의 한국경제에 스타트업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일하고 돈 버는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정규 고용형태가 아닌 임시적인 노동으로만 운영되는 경제를 긱 이코노미라고 하는데, 그 어느 시대보다도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서 전문성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플랫폼 비지니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두 "공유경제"도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문화와 결합되며 시장이 커질 것이며 노동조합이 기성 세대만의 전유물로 전락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Chapter 5 돈이 모이지 않는 밀레니얼 : 소비와 저축
많은 국가들에서 이전 세대에 비해 밀레니얼 세대의 자산시장 참여가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그 기저에는 금융위기의 트라우마가 있다. 여러 나라에서 금리 하락세가 장기화 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만만해 보이는 목돈 마련처가 없는 것이 밀레니얼 세대가 직면한 현실이고 자산 형성이 어려워져 부의 양극화로 연결된다. 대한민국 전체의 소비성향이 떨어진 원인은 수명 연장에 따른 노후에 대한 공포와 저성장에 대해 확산되어가는 공포이다. 결국 경제의 구조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의 '선호'도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홍춘욱박사는 밀레니얼 세대가 개설하면 좋을 저축 상품들로 삼각 포트폴리오-개인연금, 퇴직연금, 그리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추천한다.
Chapter 6 밀레니얼, 재테크 어떻게 해야 할까 : 부동산과 투자
꽤 오랜 시간 저금리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이므로 활용하기 좋은 여건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레버리지를 활용해서 현실적인 재정 요건을 갖춘 다음, 자신에게 최선인 주택을 구입하라고 추천한다. 실수요 밀레니얼 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구입 여부가 아니라 주택 구입 '시점'과 '지역'선택인데 결국 자신만의 원칙과 기준선을 생각해두고 그 안에서 구매 결정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와 더불어 서두르지 말고 시간을 활용할 것과 해외 경험과 외국어 능력을 활용하여 일정 비율의 해외 투자를 할 것을 추천한다.
Chapter 7 '58년 개띠' 세대의 은퇴와 부의 대물림
밀레니얼 세대가 박탈감을 느끼게 된 데에는 세 가지 종류의 격차-교육 격차, 정보 격차, 자산 격차-가 있는데 이중 부의 대물림으로 인한 자산 격차가 이 세대를 가장 좌절 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 내의 자산 격차는 한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높아지는 노년층의 빈곤율 때문에 국민연금 수급시기를 앞당기는 사람들도 늘어났고 노인들 사이에서도 양극화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에 정년 연장이나 연금 지급 시기 문제가 더욱 첨예한 사회 갈등 요소가 될 것이다. 다가올 미래에 청년들이 제대로 된 경제주체로 설 수 있도록 부와 기회를 제대로 승계해줄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한다.
박사님 두 분의 대담형식으로 이루어진 책이라 가독성이 좋았고 두 분의 견해차와 동의, 첨언을 통해 몰랐던 부분들을 많이 알 수 있었을뿐 아니라 다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세상이 이렇게 굴러왔구나 싶기도 하면서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엔 "어떻게 해야 '잘' 굴러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 이 부분은 여전히 퀘스쳔마크로 남아있다. 특히 챕터6 부분 중 해외 투자 부분은 다소 어렵게 느껴졌고 부동산 부분은 정말 열심히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과연 열심히 공부한다고 자산 격차를 극복할 수 있을까 싶어 회의가 들기도했다. 어쨌든 이 책을 계기로 더욱 경제와 재테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는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상할뿐만 아니라 실천할 수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