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먼저. 그의 이름은 유수프였다.
떠날 시간이 되자 현실 같지 않았다.
기차가 한동안 달리자 유수프에게는 기차를
탔다는 신선함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그러자
집을 떠나왔다는 생각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자신의 비겁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늘
속에 서 있는 누군가가 그에게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난과 물가에 대해 불평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러듯 자신들의 거짓말이나
잔인함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담배는 저 애를 망칠 뿐이지.
담배는 악마의 일이고 죄악이니까.
하지만 그게 없으면 가난한 사람이
어떻게 살겠어?
모든 것에는 치러야 할 값이 있는 거죠.
저애가 머지않아 그걸 깨달았으면 싶네요.
어디를 가나 그들은 유럽인들이 자신들보다
먼저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럽인들은 군인들과 관리들을 보내,
그들을 노예로 만드는 데만 관심 있는
적들로부터 지켜주러 왔다고 말하게 했다.
그들은 한푼도 내지 않고 최고의 땅을
가져가고, 이런저런 술수를 부려 사람들이
자신들을 위해 일하게 만들었다.
최초의 정원이 아직 어딘가에 있을지 몰라.
하지만 우레 같은 물과 화염 문이 있어서
인간들에게는 닫혀 있대.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
유럽인들은 아주 작정한 것 같아.
땅을 번창시키는 문제로 싸우다가
결국에는 우리 모두를 짓뭉갤 거야.
그들이 좋은 일을 하려고 여기에 와 있다고
생각하면 당신들은 바보야. 그들이 노리는 건
장사가 아니라 땅 자체라고.
그 안에 있는 모든 것...... 그리고 우리.
장사는 말이다.
우리는 가장 메마른 사막과 가장 어두운
숲으로 가서 왕이든 야만인이든, 우리가
살든 죽든 상관하지 않고 장사를 하지.
우리는 당신들에게 오라고 하지 않았다.
당신들의 의도는 고결하지 않다.
당신들은 우리한테 오면서 악과 재앙만을
가져왔다. 우리에게 해를 끼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여기가 지옥이라면 떠나요.
그들은 우리가 두려워하고 순종적이고,
우리를 학대할 때조차 그들을 존경하도록
키웠어요. 떠나요.
그는 부모에 대한 가책을 느끼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지 않을것이었다.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 수년 전에 그를 버린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그가 그들을 버릴 차례였다.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의 비겁이 산후의
점액으로 뒤덮여 달빛에 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자신이 어떻게 그것이 숨쉬는 것을
보았는지를 떠올렸다.
그건 버림받은 것에 대한 첫번째 두려움의
탄생이었다. 지금, 개들의 품위 없는 굶주림을
보면서, 그는 그것이 뭐가 될지 알 것만 같았다.
그가 정원에서 문의 빚장이 걸리는 소리를
들었을 때도 여전히 행진하는 행렬이 눈에
보였다. 그는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고
따끔거리는 눈으로 그 행렬을 뒤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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