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에게는 자신만의 명언 모음이나 필사노트가 따로 있다고 한다. 자신만의 목록을 가지고 자신의 글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간다. 이런 명언모음이 필요한 사람이 작가 뿐은 아닐 것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힘을 줄 단 한 줄의 조언이 필요할 때가 온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에게,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실패했을 때, 위로가 필요한 순간은 언젠가 다가오기 마련이다. 나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 속에서 빠져나오게 도와준 수 많은 손길과 책 속의 한 줄이 나를 버티게 했고, 걷게 했으며 다시 누군가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 때 수 많은 책을 읽으며 나에게 필요한 구절들을 필사했다. 필사한 후에는 느낌이나 다짐을 적고는 했는데 지금도 가끔 읽어보면 그 때의 절실함이 느껴진다.
이 책은 여러 시집과 산문집으로 유명한 김정한 작가가 꿈, 성공, 사랑, 시련에 맞서는 법 등 주제에 맞게 고른 명언모음집이다. 이 많은 명언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일상을 들여다 보아야 할까. 제목에도 알 수 있듯이 행복과 사랑, 희망을 위한 격려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힘을 내라고 다독여주는 글들이 가득하다. 책 뿐만 아니라 유명 인사들의 명언이나 동서양 고전에 등장하는 글, 드라마, 영화 , 철학자들의 잠언들이다. 읽다보면 '나도 이 드라마 봤었는데 이런 말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 '나도 이 구절에 줄을 그었지' 하며 공감하기도 한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내일5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장이다. 드라마 <도깨비>도 끝나 마음이 허전했는데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명언들을 읽어나가니 한 쪽 가슴이 아련해진다. 다시 마음 두근거리는 사랑에 빠지는 느낌이다.
한 번이면 된다.
오직 단 한 번 유서를 쓰듯
우레가 치듯 나에게 오라.
부디,
사랑이여
와서 나를 짓밟아라.
-최갑수
이런 책을 읽을 때는 한꺼번에 후루룩 읽을 수가 없다. 하루 한 구절씩 나누어 읽거나 명상이 필요할 때 한 구절씩 읽으며 명상하고 음미해야 참 뜻을 느낄 수 있다. 명언 아래에는 작가의 짧은 감상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작가의 감상을 읽으며 나도 한 구절 끄적이고 싶다. 작가 뿐만 아니라 독자도 끄적이며 읽을 수 있는 메모란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은 포스트 잇으로 대신할 수 있다. 그리고 정확한 시의 제목이나 책의 제목이 없는 구절들도 있어 좀 더 감수가 필요하다. 어쨋든 이 책 덕분에 나도 나만의 잠언집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