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찬
<시를 잊은 그대에게 (리커버)>,<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리커버 특별판)>,<그대를 듣는다 (리커버)>,<현대시 교육론>,<수업 비평을 만나다>
이 책을 받아 들고 생각해 보니 중, 고등학생 때는 학교에서 배우기도 하니 시를 읽기도 하고 좋아했는데, 커서는 영 접할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 기자에게 글쓰기랑 교열을 배운 적이 있었는데, 그 강사는 다른 책은 읽지 말라고 했어요. 시집만 읽으라고. 시처럼 간결한 것이 없다면서 말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것은 시를 쉽게 풀어줘서 좋았어요. 시를 몰라서이기도 하겠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시들도 소개해 주는 것 같았고요. 시를 잘 선택해서 알려주시는구나 생각했답니다.
책 제목이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이기도 하지만 밥벌이, 돌봄, 건강, 배움, 사랑, 관계 등 인생과 관련된 주제라 모두가 한 번쯤 생각해 볼 법한 주제들을 가지고 시를 풀어주고 있답니다. 우리 시대의 시 에세이스트라고 작가 소개에 되어있던데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책에서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 몇 가지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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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직업재활사라는 자격을 가지고 있어요. 14년째 일을 하고 있는데요. 인생에서 직업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늘 생각해왔어요. 직업은 은연중에 나를 대표하게 되거든요. 요즘은 워라밸이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직장에서도 일을 예전처럼 한다 하면 싫어해요. 일을 조금만 많이 한다고 생각이 들면 바로 몸서리를 치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볼 때 아쉬움이 있기도 했어요. 예전에는 일을 강조, 요새는 인생을 강조 근데 정작 중요한 건 균형이라는 것을 최근에는 많이 느끼거든요. 정재찬 교수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셨어요. 모든 것은 인생을 잘 살기 위한 것. 이 문장이 좋더라고요. 결국은 둘 다 소중한 것이고, 한 쪽에 치우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제 업에서 제가 모토로 삼고 있는 문장은 '당신의 잠재력이 보입니다.'에요. 저는 이 문장을 2014년부터 강의할 때 사용하고 있어요. 장애인의 변화 가능성을 우리가 봐줘야 변화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사람이 변한다고 믿지 않으면, 우리가 직업재활이라는 것을 할 이유가 없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강의 마지막에 늘 이 이야기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요. 잠재력을 봐달라고. 교육자이셔서 비슷한 신념을 가지고 있으시더라고요. 거기에 가지고 있어야 할 지혜까지 알려주셨는데, 이것도 제 강의에 추가해서 넣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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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말하고 있어요. 부정적인 생각들이 올라올 때, 난 그런 생각을 안 해라고 하는 그런 태도는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피하는 것이라고. 그런 감정들이 흘러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필요하다고요. 예전에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들면 한없이 그 생각들에 빠져서 지낼 때가 있었어요. 그러다 그런 생각들이 들면 안돼라고 생각하게 됐고, 그런 감정을 무시하려고 애썼어요. 그런데 그때보다 더 살아보니 작가님 말씀처럼 그냥 흘러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도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야 진짜 내 감정도 알고, 이해하고 그다음 행동을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요새는 부정적인 감정이 들면, '왔니?'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잊곤 합니다. 억지로 하려고 하지 않으니 더 쉽게 잊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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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독서모임에서 자녀에게 어떤 모습을 보이는 부모가 되고 싶은지 질문을 받았어요. 그 모습을 남편과 상의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는데요. 남편과 얘기한 것과 비슷한 내용이 책에 나오더라고요. '목표나 결과에 너무 얽매이지 말되 최선을 다하는 삶.' 꼭 이렇게 우리 몽실이에게 제가 보이길 원하고, 우리 몽실이도 이렇게 살아가길 원해요.
학교만 졸업하면 공부는 끝날 줄 알았는데 말이죠. 모든 게 공부더라고요. 직장에 가니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했어요. 직장에서 공부한 양만큼 학생 때 했으면 더 좋은 학벌을 얻었을 거란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듣고 있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배울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그 말이 공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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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에서는 사랑하다랑 생각하다가 같은 어원이래요. 요새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하시나요? 저는 자식 생각, 엄마 생각, 돈 벌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하루 종일 아이와 같이 있으니 당연히 아이를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또, 아이를 키우다 보니 자연히 엄마를 많이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집에 있으니, 이 상황에서 어떻게 돈을 벌어볼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업은 뭐가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암튼 몽실이와 하루 종일 같이 있다 보니 이제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몽실이를 생각하고 헤아리다 보니 아이와의 시간이 점점 익숙해지고, 아이에 대한 생각이 더 많아지고 있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주일 내내 마음이 부드러워졌어요. 자기 계발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소소한 재미가 있었답니다. '생각할 거리'들도 많고요. 틈틈이 읽으면서 시도 소리 내어 읽어보고 재밌게 독서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좋을 사람
1. 시가 어렵다고 생각되는 사람
2. 시를 누군가 쉽게 풀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3. 시에 어떻게 인생이 담겨 있는지 알고 싶은 사람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평점
★★★★☆
♧인플루엔셜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