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가 마시고 싶어지는 스탠딩 에그의 커피 에세이 <서로 섞이고 완벽히 녹아들 시간>. 여행하기 전에 읽고, 한번 더 읽고 싶은 마음에 동유럽 여행에 가져가게 된 책이다. 카페에 대한 에세이는 많이 읽어봤지만 이렇게 유명인이 쓴 글은 처음 접해보기도 하고, 스탠딩 에그 노래를 좋아했기 때문에 기대하며 읽었다.
우리가 무미건조한 하루를 버틸 수 있도록, 그리고 내일을 다시 기대하도록 만드는 것은 무언가에 깊은 애정을 쏟는 것, 조금만 더 오랫동안 바라보고 그 안에서 어떤 의미를 '추출'해내려는 노력이 아닐까요? 나의 수더분한 일상 속에서도 분명, 뭔가 의미가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것이 꼭 커피가 아니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 p.18
각 나라와 도시별 여행을 다닌 후 그 때 방문한 카페와 마신 커피에 대한 짧은 에피소드를 묶어놓은 이야기는, 여행과 커피를 좋아하는 나를 설레게 하기도 하고, 두근거리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공감하게 만들었다. 나 역시 (커피는 아니지만) 핫초코를 보면 피렌체여행에서 마셨던 핫초코가 떠오르기도 하고, 비엔나 커피를 보면 서울여행에서 마셨던 학림의 비엔나 커피가 떠오른다. 이렇듯 여행지에서 방문했던 카페의 그 음료를 다시 만났을때 짧은 순간 그 여행의 나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커피는 원두 종류도 많고 내리는 방법도 다양해서 같은 아메리카노라도 맛이 다 다르다고 하는데, 나는 커피를 좋아하긴 하지만 맛을 세세하게 구분할 정도로 전문가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의 분위기, 커피를 내리는 작업에 대한 묘사들을 읽고 있자면 따뜻한 커피가 마시고 싶어진다. 내가 푹 빠져있는 여행 에세이는 항상 읽을 때 마다 설레지만, 비단 여행 뿐만 아니라 무언가에 빠져있는 사람은 빛나보인다고 생각하는 내게, 저자의 커피에 대한 무한 애정은 감탄을 자아낸다. 일상 속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커피 에세이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