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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충좌돌

그런 사람이 반드시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인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세상을 경험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다. 하지만 감정이 삶을 지나치게 휘두르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감정을 깊이 느끼는 성향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 감정을 통제하는 법, 즉 스위치를 끄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깊게 느끼는 일은 마음을 지치게 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몸 또한 함께 소진한다. 감정이 늘 곤두서 있으면 신경계는 계속 비상 상태를 유지한다.
아무리 애쓴다고 해도 개인이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다. 주변 사람들의 감정적인 짐을 대신 짊어지면서 자신의 마음은 무사하기를 바라는 일도 불가능하다. 타인의 행복까지 책임질 의무는 없다. 그 책임을 혼자 떠안으려 들면 결국 완전히 고갈되는 것은 물론, 상황에 대한 배신감까지 감당하게 된다.
이렇게 지나치게 마음을 쓰다 보면 이용당하기 쉬워진다. 언제나 선뜻 달려와 주고 늘 승낙하며 배려하는 태도를 보이면 사람들은 이를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한다. 고마움 대신, 어떻게 대해도 항상 그 자리에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는 사이, 참아서는 안 될 일들까지 참고 넘기게 된다.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조차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며 애써 감싸준다.그 결과, 남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지도 않고 스스로도 내가 지닌 가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일방적인 관계 속에 자신을 가두고 만다.
현실은 냉정하다. 내가 누군가를 아낀다고 해서 그들도 똑같이 나를 아껴주지는 않는다. 이 사실을 깨닫는 일은 매우 고통스럽다. 마음속에 소리 없는 원망이 쌓이고, 마음을 황폐하게 만든다. 한때 소중히 여겼던 관계조차 나를 소진하는 짐처럼 느껴진다. 세상과 적절한 경계를 세우지 못한 채 마음을 쏟다 보면 타인의 감정과 무게까지 모두 떠맡게 된다. 그리고 그 무게 아래에서 정작 자신은 무너지지 않으려 처절하게 버텨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만다. 타인의 삶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착각과 과한 헌신이 자신을 집어삼키는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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