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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충좌돌

비만은 단순히 ‘많이 먹어서 살이 찐 상태’가 아니다. 오늘날 비만의 상당 부분은 사회·환경적 요인과 구조화된 생활 패턴이 몸의 대사와 뇌의 보상 체계를 왜곡한 결과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비만을 개인의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으로 치부하며, 비만인을 향한 낙인과 편견을 아무렇지 않게 드러낸다.
비만은 타고난 체질도, 바꿀 수 없는 운명도 아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비만 환경 속에서 살더라도, 사람에 따라 문제가 시작되는 지점은 조금씩 다르다.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살이 찌기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신체 활동이 줄어들며 문제가 생기는 사람도 있다. 또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가 잘못되어 비만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차이를 무시한 채 하나의 정답을 강요한다면, 변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진정한 다이어트는 결핍을 견뎌내는 일이 아니라, 웰니스wellness 상태로 이동해 가는 과정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에게 맞는 웰니스가 있으며, 그것은 극단적인 금욕과 통제되지 않는 탐닉 사이, 이른바 ‘건강한 변동성’ 안에 존재한다. 이 변동성이 회복되면 몸에는 대사적 유연성이 생긴다. 가끔 자극적인 음식을 먹거나 폭식하는 날이 있더라도, 다시 자연스럽게 일상의 리듬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체중의 설정값이 정상화되면 살은 의지로 붙잡지 않아도 빠지고, 그 상태가 무리 없이 유지된다. 일상은 한결 가벼워지고, 삶의 즐거움은 오히려 더 커진다.
직장에서도 비만인은 보이지 않는 차별에 자주 직면한다. 연구에 따르면, 같은 조건을 갖춘 지원자라 하더라도 비만 여성은 동일한 면접 기회를 얻기 위해 37퍼센트 더 많은 이력서를 보내야 한다.10 승진이나 연봉 협상 과정에서도 불이익을 경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낙인과 차별이 반복될수록 자존감은 점점 떨어지고, 이는 다시 비만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비만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덜 먹고 많이 움직여라"라는 조언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니, 사실상 이런 말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몸과 심리 상태를 이해하고, 식생활·수면·스트레스·활동량 등 여러 생활 영역을 함께 조정하는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의지의 문제로 생각한다. 얼마나 참을 수 있느냐, 끝까지 버틸 수 있느냐의 싸움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수년간 비만과 대사 질환 환자들을 상담하고 진료하며 내가 반복해서 확인한 사실이 있다. 체중 감량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얼마나 의지가 있느냐’가 아니라, 현재 자신의 상태를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느냐’이다. 성공적인 다이어트란 의지를 가지고 버티는 과정이 아니라, 의지로 버티지 않아도 되도록 생활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 가깝다.
비만은 더 이상 개인이 혼자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현대사회의 과다한 초가공식품, 신체 활동의 감소,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같은 환경적 요인들이 비만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비만이 환경의 산물이라는 사실은 동시에 희망이 되기도 한다. 환경과 생활 습관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 건강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현재 자신의 상태와 맞지 않는 순서로 적용하면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음식에 대한 욕구가 이미 왜곡된 사람에게 식사량부터 줄이는 방식은 실패로 돌아가기 쉽고,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가 무너진 상태에서 절식을 먼저 시작하면 오히려 폭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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