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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충좌돌

인지 치료cognitive therapy는 걱정을 이루는 구체적인 생각에 초점을 맞춘다. 두려움을 느끼는 그 상황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을 강조하는 것이다. 불안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실제 상황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개인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걱정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다 보니 정말로 필요한 때에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결국엔 끊임없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제자리에서만 맴도는 것이다.
투쟁 도피 반응은 외부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발생하는 반응이다. 이 반응에는 ‘뭔가 해야겠다’라는 욕구가 숨겨져 있는데 욕구의 아래에는 자신의 주위 환경을 제어하겠다는 본능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비효율적인 걱정을 하면서 다가올 미래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하려고 하는 본능은 문제가 된다. 앞날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대비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앞날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불안은 삶의 자연스러운 형태일 뿐 아니라 개인과 집단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불안은 위협을 느낄 때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으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신체는 즉각적으로 행동을 취할 준비를 하는데, 바로 그때 불안은 우리 몸에 일련의 변화를 일으킨다. 이를 가리켜 투쟁 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이라고 한다.
걱정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발생할 수도 있는 일에 대한 반응이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어떤 제한도 없기 때문에 걱정은 무한대의 가능성을 가지고 커져간다.
과거에는 사고를 통제함으로써 이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강제로 통제하면 할수록 오히려 생각은 더욱 확장될 뿐이다. 어떤 일에 대한 사고가 확장되다 보면 자연스레 앞으로 닥쳐올 일을 예견하고 판단한다. 당연히 안 좋은 결과도 같이 상상하게 될 수밖에 없다. 사건이 유발한 상징과 이미지가 그 사건 자체라는 환영에서 벗어나는 법을 배워야만 쓸데없는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진심으로 마음의 안정을 원한다면 미리 생각하고 판단해버리는 습관에서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
많은 사람이 계획을 세우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걱정과 혼동한다. 계획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사람들은 걱정을 하면서도 자신이 매우 유용하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걱정이 심한 사람들은 걱정을 덜 하는 사람에 비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대부분의 사람은 인지 치료가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지 치료는 환자가 사건을 현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읽은 내용을 기록하는 것 이외에도, 자신의 걱정거리를 메모해놓는다. 눈을 감고 하는 훈련은 지시사항을 읽을 수 없으므로, 신뢰할 만한 다른 누군가에게 훈련을 끝마칠 때까지 지시사항을 크게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만약 혼자서 훈련에 임하고 싶다면 자신의 목소리를 테이프에 녹음하고 이를 틀어놓고 해도 좋다.
이완훈련은 만성적인 과민반응과 연관된 신체적인 문제들을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매우 막연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걱정하는 과정 그 자체를 직접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지나친 걱정은 끊임없는 불안 및 조급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리 걱정하면 나쁜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예방할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마법의 사고방식’이라고 부른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은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과정이지만, 그것과 걱정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걱정을 통해 앞날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아무 소득도 없는 헛수고에 불과하다. 통제하고자 하는 욕구가 해결책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것은 더 큰 문제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미래의 불확실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재에 필요한 행동에 집중함으로써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는 욕구를 버리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걱정이 미래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걱정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고자 하는 개인의 내면적인 노력으로, 주로 말뿐인 시도로 끝난다.
질환은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와중에 일시적으로 혼란상태가 발생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질병과 다르다. 정서 또는 정신질환은 질병에 비하면 가벼운 정도의 감정적인 문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증상이다. 그 가운데서도 불안장애는 강도가 더 세고 지속기간이 길며, 일반적인 불안에 비해 정상적인 생활을 훨씬 더 방해한다.
사고능력은 아주 어릴 때부터 형성되고 인간의 지성과 행동에 매우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반대 현상도 존재한다. 사고가 지나치게 개인과 집단의 성공에 집중된 나머지, 안정감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해를 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발달하는 것이다.
수용전념치료는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려는 욕구를 버리고 현재의 순간에만 집중하며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일관된 행동에 전념하도록 유도한다. 수용과 변화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치료법으로 어렵지만 가치 있는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생각과 감정을 수용하는 것이다. 수용전념치료를 활용하면 만성적인 걱정이 발생하더라도, 미래의 불확실성과 그에 대한 불안한 감정과 생각들을 받아들여 현재에 더욱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아울러 진정 원하는 삶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다.
통제본능은 의식할 새도 없이 나타나는데, 대부분의 경우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통제는 많은 상황에서 우리에게 도움을 주지만, 불안과 같은 감정을 다룰 때에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듯하다. 불안감을 통제하거나 없애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기 때문이다.
투쟁 도피 반응과 통제는 위협적인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본능적인 반응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우리가 통제하려는 상황이 불안(또는 분노, 스트레스 등등 바람직하지 못한 감정들)일 경우 투쟁 도피 반응은 불필요한 감정들을 유발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에 두려움과 혼동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어떤 특정한 사건과 그 사건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을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수용전념치료는 이처럼 실제 사건과 생각을 동등하게 여기는 태도를 가리켜 ‘인지적 융합cognitive fusion’이라고 한다. 자신이 경험한 사건이나 실제 생활을 생각과 융합시킨다는 의미다.
외부에서 발생한 사건들에는 ‘원하지 않으면 없애 버리자.’라는 규칙이 적용되지만, 내부에서 발생한 경험들에는 ‘없애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많이 발생한다.’는 규칙이 적용된다.
불안이나 걱정과 같은 감정들은 양말에 잡힌 주름과 비슷하다. 누구나 한 번쯤 길을 걷다가 양말이 내려가 보기 싫은 주름이 잡힌 경험이 있을 것이다.
걱정과 불안을 없애려고 하는 노력은 양말을 다시 신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려는 노력(주름을 없애려는 노력)이 걱정을 유발하는 상황 자체(양말의 주름)보다도 훨씬 더 많은 문제를 만들기 쉽다는 점을 기억하자.
통제에 대한 본능적 욕구는 우리의 활동방식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욕구는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반응이라기보다는 인간 삶의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우리가 살아가며 경험하는 모든 사건을 일으킨 시스템이자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통제반응은 인간의 경험을 형성하는 매우 기본적인 요소라 특정한 문제에만 나타나는 반응으로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컴퓨터의 운영환경처럼, 우리가 경험하는 생각과 감정을 이루는 기초가 된다.
없애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생기는 불안과 걱정에 자발성을 발휘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느끼고 경험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겨난다. 또 행동할 때 발생하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거부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면 행동에 대한 의지도 강해진다.
느껴지는 감정을 거부하면 할수록 불결한 불안이 계속 고조되므로 오히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받아들이는 편이 효율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용’을 모든 걸 포기하고 받아들이란 뜻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우리가 비참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걱정이나 불안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통제본능이라는 마음의 운영환경 때문이다. 버스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통제본능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진로를 방해한다. 그러나 포기가 아니라 여유를 가지고 받아들이며(수용) 의지를 가지면(전념) 당신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쯤에서 한 가지 분명하게 밝혀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걱정과 불안을 자발적으로 경험하는 것과 이러한 경험을 간절히 원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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