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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omush님의 서재
  • 커피 일가
  • 가바야마 사토루
  • 12,600원 (10%700)
  • 2022-01-05
  • : 323


조금의 지식을 더해서 커피를 즐기고 싶어져, 느리게 느리게 한 방울씩 떨어지는 커피를 기다리다, 내 입맛에 맞는 향과 맛을 발견하기도 하고, 로스터리 전문점에서 처음으로 메뉴판에 써있는대로 '베리향, 무슨무슨 향, 견과류 향'등이 입과 콧속으로 들어왔을 때의 충격이 여전히 신선하다. 부산에 로스터리가 많다고 해서 지난 여행에서 카페를 많이 찾아다녔고, 경주에서도 엄청난 커피맛을 봤고, 아쉽게도 굉장히 오래 운영했다던 어느 로스터리같은 곳에는 최근에 간 기억이 없다.


그래서 나의 커피와 카페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거슬러 올라가다 예전에 혼자 오사카-교토 여행을 갔을 때에 100년된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셨던 기억, 맛보다는 그 분위기가 너무 신기했던 기억을 만난다(여기가 거기인가…? 아무튼) 어쩐지 오래된 커피집이라고 하면, 내가 갔던 오사카 나가자키쵸의 카페거리의 느낌, 그안에서도 오래된 느낌을 풍기는 찻집같던 커피집의 공기를 최대한 상상해보면서 3대째 커피집을 운영하고 있는 그곳을 사진과 글로 만난다.


개인 가업을 오래 이어오게 되는 이야기는 잘 듣지 못했기도 해서 이 스토리는 좀 동화같기도 하고, 나는 오래된 것들에 대한 향수가 있던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처음 만나는 가게의 사진을 들여다볼때에 이렇게 요즘 유행하지 않는 커피잔이나 의자와 테이블을 보게되면, 새삼 소중하고 편안한 느낌을 받는 게 참 신기하다. 대를 이어온 속초의 <동아서점>이나 <문우당서림>도 들러서 사장님들의 사연을 엿듣다보면 그곳에 얽힌 이야기 때문에 어쩐지 내손앞에 놓인 상품이나 책너머에 무언가를 경험하는 느낌이 드는데 가업으로 이어진 것이기에 나의 나라가 아닌 곳의 이야기도 따듯하고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 같다. 최근 우리는 80년대 고도성장기를 거친 일본의 시티팝을 즐겨 듣기도 하는데, 이 커피집을 둘러싼 환경과 당시 이야기를 엿보는 게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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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교토에는 아직 느긋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고, 개인이 경영하는 찻집에서는 손님이 마시다 만 커피를 그대로 두고 볼 일을 보러 가게를 나갔다가 얼마 후 다시 돌아오는 일도 자주 있었다. 가게 입장에서도 그런 점을 두고 불평하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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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타이밍에 다카하라에게서 "교토로 돌아가 찻집 마스터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았다. "좋아하는 음악을 원하는 만큼 틀 수 있어." 그 조건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어쩌면 차를 즐기는 것도 또 하나의 유행이 됐고 커피를 즐기는 것도 대중화되면서 마찬가지로 그러한데, 커피를 좋아하는 누군가에게 커피일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참 전, 옛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커피의 여가와 카페의 의미를 톺아볼 수 있는 건, 지금 찾아보기 힘든 감성, 이어지고 있는 것들, 또 아예 동화책을 보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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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아트북스 (아트북스 서포터즈 2기)


다만 교토에는 아직 느긋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고, 개인이 경영하는 찻집에서는 손님이 마시다 만 커피를 그대로 두고 볼 일을 보러 가게를 나갔다가 얼마 후 다시 돌아오는 일도 자주 있었다. 가게 입장에서도 그런 점을 두고 불평하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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