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넘은 그게 놀라웠다. 그 현상 자체 때문이 아니라, 더없이 소중하고 다정한 존재가 자신이 바람직한 결정을 내리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현명하게 결정한 게 누구 혹은 무엇 때문인지 확실- P425
히 모르다, 소용돌이치는 삶의 굴레가 갑자기 멈춘 다음에 비로소 또렷이 깨닫곤 한다. 질병에 걸릴 때나 깊은 슬픔에 빠질 때, 혹은 깊이 사랑하던 사람이 죽을 때 깨닫곤 하니, 쓴 게 약이라는 말은 여기에도 들어맞는다. 클레넘도 깊은 고통 가운데서 그걸 또렷하고 포근하게 떠올렸다.- P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