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마음속에서 자신의 계산이 틀렸다는 한탄이 불처럼 타올랐다. 자신이 그리던 미래에 대한 찬란한 전망에 이제 애도의 막이 내려지는가 싶더니, 우는 소리도 없이 천천히 눈물이 흘러나왔다. 한 방울 한 방울 뚝뚝 떨어지는 그 눈물은 그녀의 마음을 진정하지도, 고통의 짐을 덜어주지도 못했다. 버리나와 나눴던 셀 수 없이 많은 대화, 두 사람이 주고받은 다짐, 둘이 열심히 했던 연구, 두 사람의 충실한 활동, 그로 인해 얻은 어떤 보상, 일찍이 그 어떤 한 쌍의 마음에도 깃들지 않았던 올바른 통찰과 고매한 열정으로 가슴 설레며 램프 불빛 아래 앉아 보냈던겨울밤이 떠올랐다. 이 가엾은 여자가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산책을 계속 애매하게 멈춘 채 있는 지금, 그렇게 높이 비상한 뒤에 그렇게 추락하는 비참함과 애석함은 그저 분명치 않은 비통한 중얼거림으로만 표현되었다.- P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