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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 사세요
  • 토와의 정원
  • 오가와 이토
  • 14,400원 (10%800)
  • 2021-05-20
  • : 571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이름이 <토와의 정원>인 만큼 주인공은 토와다. 토와는 눈이 보이지 않는 소녀인데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토와는 집 밖으로는 10살 생일 때 빼고 한 번도 나가 본 적이 없지만, 그래도 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음식들, 읽어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들, 정원의 식물과 찾아오는 새들이나 곤충들을 친구 삼아 엄마랑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이제는 토와와 살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며 밤마다 돈을 벌러 나간다. 그 뒤로부터 엄마는 조금 예민해지고 예전과 달라진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는 <약속의 네버랜드>가 생각났다. <약속의 네버랜드> 애들도 고아원을 탈출하기 전까지 고아원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고, 자기들끼리는 즐겁고 재미있게 살았지만 고아원의 비밀을 알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다. 이 작품은 그렇게 어두운 분위기는 아니지만 토와가 눈이 보이지 않으니까 토와의 시점으로 책을 읽는 나도 단편적인 부분만 상상할 수 있고, 뭔가 이미지가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자꾸 상상할 때도 일본식 집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서양식 집을 상상하게 되고, 주변 배경들도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실 엄마가 친엄마가 아닌가? 과연 토와의 정원의 비밀은 ...?! 이런 생각이 계속 들며 궁금해서 계속 책장이 넘어가서 빠르게 읽었다.

그리고 토와가 눈이 안 보이니 냄새나 소리 등의 묘사가 섬세했다. 특히 토와의 정원에 있는 꽃향기들이 많이 묘사되었는데 내가 그 꽃향기들을 잘 알지 못해서 아쉬웠다. 잘 알면 더 잘 느낄 수 있었을 텐데... 또 토와는 색깔 같은 것은 자신의 감정에 빗대어 어떤 색깔일지 상상하는데 그래서 나도 기존에 알고 있던 색깔에 토와의 감정을 넣어서 생각해 보니 그 색깔들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엄마가 달라지고 얼마 뒤 엄마가 토와를 버리고 집을 떠난다. 그렇게 토와는 점점 쓰레기만 쌓이는 집에서 몇 년 간 혼자 산다. 그러다 한 번 엄청난 지진을 느낀 후 세상 밖에 나가기로 결심한다. 그 뒤로 토와는 구조되고, 치료와 교육도 받고 혼자 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엄마의 비밀도 알게 된다. 세상은 엄마를 자식을 버린 파렴치한 엄마로 몰아가지만 토와는 그런 엄마가 밉지 않다. 엄마랑 둘이 행복했을 때는 엄청 행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와가 그전까지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했더래도 세상의 재미를 알고 있었던 것은 엄마가 읽어주던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토와가 이야기가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할 때 공감했다. 나는 지금도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예전에 디자인과 수업 들을 때 정말 처음으로 진지하게 휴학할까, 학교 못다니겠다, 어떡하지 ? 라는 생각으로 매일 매일 종강날만 기다리던 적이 있었다. 그때 하루치 과제 목표를 다 달성하고나면 일부러 더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디자인 생각을 안하려고, 책으로 도망을 갔다. 그래서 아마 내가 그 잘 알지도 못하는 디자인과 수업을 들으며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좋아하는 곳은 이곳이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곳은 이곳이라는 책이라는 돌파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엄마가 토와를 낳기 전에 했던 일들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지만, 또 토와한테도 해서는 안 될 짓들을 했지만, 토와의 엄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최선을 했다고 생각한다. 토와를 그렇게 버리지 말고 어디에 신고라도 해주고 갔으면 좋았을 것 같지만... 그만큼 본인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토와는 엄마를 미워하지 않고, 때때로 엄마를 생각한다.

토와는 혼자 살게 된 뒤로 예전처럼 혼자만의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육기관에 자신을 보살펴줬던 스즈와도 계속 친하게 지내고, 이웃집 마리씨와도 계속 교류하고 지내고, 남자친구도 잠깐 사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친구, 안내견 조이. 조이가 토와에게 온 뒤로 토와의 인생은 많이 변했다고 한다. 이렇게 토와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나가며, 또 바느질을 하면서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발견해나가며 살아간다.

토와는 죽을뻔한 적도 있고, 힘든 적도 있었지만,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다. 나도 습관처럼 '죽고 싶다...'라는 말을 많이 하긴 하지만, 괴로워도 일단 살아남아야 하는 것 같다. 이런 썩어빠진 세상, 짜증 나는 세상, 되는 것도 하나도 없는 세상 도대체 왜 살아! 싶을 때도 있지만, 요즘은 언젠가 이 세상이 좋아지는 것을, 세상이 아니더래도 내 상황이 좋아지는 것을 계속 노력해서 그 보답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노력도 보답도 결국 나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주는 것일 테지만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진짜 나 이런 생각 웬만하면 잘 안 하는 사람인데 이 책에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계속 만들어나가며 세상을 넓히는 토와를 보면서 나도 오랜만에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제 또 집을 떠나려고 하고 있는데 집을 떠나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잘 지낼 수 있게, 소중한 인연이 될 수 있게 토와처럼 노력해야겠다.

<토와의 정원>, 추리, 미스터리, 로맨스, 드라마를 다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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