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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 사세요
  • 유원 (양장)
  • 백온유
  • 12,600원 (10%700)
  • 2020-06-19
  • : 4,876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난 사실 성장소설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소설은 진짜 오랜만이다. 그래도 덕분에 작품을 읽으며 나의 고등학생 시절을 추억하게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고등학생 때 공부만 했던 기억 때문에 고등학생 때가 별로 그립지 않다고 하는데 나는 고등학생 땐 공부가 힘들긴 했지만 힘든 만큼 재미있던 일들이 엄청 많았기 때문에 고등학생 때를 돌아보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분명 어두운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 어둡지만은 않은 이야기로 느껴졌다. 그리고 책 표지 속 두 인물이 바다를 보고 있고, 입고 있는 옷이 여름옷이라  그런지 여름 분위기도 물씬 느껴져 슬슬 더워지는 이 날씨가 조금은 미화되는 기분이었다. 


  이 작품은 주인공 유원, 원이와 관련된 사건과 인물들과의 관계로 진행된다. 죽은 언니와 원, 부모님과 원, 신아 언니와 원, 아저씨와 원 등등 많은 관계가 등장하지만 난 수현, 정현과 원의 관계에 집중해서 읽었다. 수현으로 인해 원이가 처음 해보는 것들 예를 들면 옥상에 올라가 보기, 친구 집에 초대해서 같이 자기, 학원 빼먹기, 친구랑 같이 여행하기 등등을 하는 것을 보며 글에선 원이의 표정이 보이지 않지만 그리고 원이는 담담한 척 얘기하지만 원이가 너무 즐거워하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

  근데 이런 처음으로 마음을 연 친구가 자기가 정말 싫어하는, 자기를 살려준 아저씨 딸이라니...! 하지만 이 작품의 좋은 점은 그것을 알고 그것에 대한 고민을 오래 하거나 갈등을 심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원이가 혼자 생각도 해보고 또 둘이 대화를 통해서 빠르게 그리고 잘 해결하는 것이 좋았다. 또 그것을 계기로 아저씨와의 관계도 정리가 되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 작품을 읽으며 좋았던 부분은 원이가 수현이 아저씨 딸이라는 것을 알고 살짝 거리를 두었을 때 수현을 만날 일이 없었다는 것. 수현과 친해지고 싶을 땐 일부러 수현과 마주치려고 노력해서 마주쳤는데 안 마주치려고 하니까 정말 우연히라도 잘 마주치지 않았다는 것이 원이가 수현이랑 친해지기 위해서 노력한 부분이 느껴져서 좋았다. 혼자 있는 게 편했고, 그것이 좋았던 원이가 새로운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새로운 변화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기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글을 쓰다 보니 깨달은 건데 원이와 수현은 둘이 친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사고 때문에 온 동네 사람들이 나를 아는데 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 그냥 유원이라는 사람에 대해선 관심이 없고 사고에서 언니는 죽고 살아남은 아이로 바라보고 기억한다. 하지만 수현만큼은 그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람이고, 어찌 보면 수현도 그 사고의 피해자라면 피해자니까 누구보다 원이를 이해하고 원이를 원이라는 사람 그대로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이 작품의 마지막에 결국 원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언니도 만나고, 죽은 언니에게서 벗어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패러글라이딩이 끝난 이후엔 밑에서 기다리는 친구들 ... 정말 인간 세상이라는 게 웃긴 것이 인간으로부터 상처받고 다시 인간으로부터 치유 받는다. 그래서 아직 인간세상이 굴러가고 있는 것 같지만!

  난 수현과 원의 관계에 집중해서 읽었지만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는 원이가 오랫동안 힘들고 괴로워했던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원이가 극복하고 이겨내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조금 마음이 아프면서도 그래도 그것을 잘 극복하는 모습에 원이가 대견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나는 원이의 언니 시점으로 이 작품을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2020년에 목표로 했던 것을 이루는 것을 눈 앞에 두고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 성공을 눈 앞에서 놓친 상실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온전히 치유 되지 않은 상태이다. 나는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성장해 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될 것 같다. 원래 2020년을 계획 했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더 힘들게 성장해야 하지만... 그래도 아직 나는 젊고, 인생은 기니까 좋은 기회가 또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눈물 찔끔) 원이가 수현을 만나고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패러글라이딩을 하듯 나도 미련을 훌훌 떨쳐버릴 기회를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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