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는 총탄을 맞고 죽어갔지. 그때 빙어는 깨달았어. 우주에는 굴레가 있다는 것을. 억울하고 분했지만 빙어는 처음부터 그 누구도 죽일 수 없었던 운명인 거야. 빙어는 살생의 능력을 주지 않은 하늘을 원망했어. 하늘은 답이 없었지. 대신에 한 존재가 다가와 죽어가는 독수리안에 갇힌 빙어에게 말했어. 선택하려는 욕심이 있는 한 굴레를 끊을 수 없고, 선택을 포기하는 일만이 유일하게 가능한 선택이라고. 그 말을 들은 빙어는 억울한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어. 그리고 마지막 소원을 빌었지. 훗날 빙어는 다시한번 더 빙어로 태어났어. 마침내 원 없이 강가를 노닐며 안전하게 살다 죽었어. 이후로는 두 번 다시 삶이라는 형벌을받지 않았다.- P146